금융硏 "외국자본 유출입 해결방안 아니다"
최근 G20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은행세(bank levy) 도입과 관련해 금융연구원이 "외국자본 유출입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아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은행세는 금융기관이 비예금부채로 자금을 조달할 때 일종의 세금 형식의 분담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과 G20 등을 중심으로 도입 여부가 논의되고 있다.
금융연구원 서병호 연구위원은 11일 '은행세 도입 관련 주요 쟁점사항' 보고서에서 "외은지점의 비예금부채에 은행세를 부과해도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수요가 있으면 국외금융회사를 통해 외국자본 유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은행은 기업의 외화자금을 공급하는데, 외화 관련 수요가 존재하는 한 은행세를 대출금리와 수수료에 전가시키면서 외화차입을 지속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서 위원은 "은행세 도입의 본래 취지는 금융위기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금융회사가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지만, 실현가능성이 낮다"며 "국내은행이 은행세의 79.3%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비예금성부채의 조달비용이 상승하면 대출금리도 올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금융회사가 은행세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 금융위기로 발생하는 비용의 상당부분을 금융회사가 아닌 금융소비자가 책임지게 된다는 것.
그는 "우리나라는 유럽과 달리 예금보험기금을 사전적으로 적립하고 있고, 미국과 달리 증권사와 보험사도 예금보험료를 납부하고 특별기여금을 통해 공적자금손실분을 분담하는 등 은행세의 개념이 상당부분 도입된 상태"라며 "은행세 도입의 타당성부터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