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길 대통령 실장 사의…靑 수석급 물갈이 전망
'장수(長壽)장관' 등 장관급 대폭 교체 이뤄질 듯
6.2지방선거 결과가 사실상 여당의 '참패'로 귀결된 가운데 이르면 6월 하순~7월 초순경 청와대를 포함한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그 동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한 발 빠른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이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었다.
당초 청와대 등은 지방선거 결과를 여당의 '압승'으로 점치는 모습이 두드러졌으나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이상 조기 레임덕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해진 상황이다.
특히 청와대 수석급 및 장수(長壽)장관을 비롯한 정부 부처 장·차관급에 대한 물갈이 인사 등 개각작업의 속도와 폭이 더 빠르고 넓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며, 정정길 대통령 실장의 갑작스런(?) 퇴진은 물갈이 인사의 '신호탄'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다.
□ '참담한' 6.2지방선거 결과=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오세훈 현 서울시장이 천신만고 끝에 수성에 성공했지만 전체적인 판세는 여당(한나라당)의 완패나 다름없다. 특히 오 시장의 경우 강남 지역을 제외하고는 서울 전 지역에서 한명숙 후보에게 밀리는 등 고전했다.
세종시와 4대강 문제가 걸려 있는 승부처였던 충청권 3개 지역과 경남과 강원에서도 야당 후보에게 자리를 내준 것도 집권 하반기에 접어든 이명박 정부가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추진동력을 빼앗기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초 청와대는 정보기관 등의 보고를 토대로 지방선거의 압승을 예상하고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진행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방선거의 완벽한 패배로 '방향선회'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북풍(北風) 논란'까지 이어진 천안함 문제가 오히려 역풍으로 전환돼 야권에 힘을 실어 준 점, 이른바 MB맨(이달곤 경남지사 후보(前행안부 장관), 정진곤 경기교육감 후보(前 교육과학문화수석))들의 낙선도 향후 국정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대대적 물갈이(개각)인사 단행되나= 청와대 수석급 및 정부부처 장·차관급 개각 문제는 천안함 사태 수습 및 지방선거 이후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동력 마련 차원에서 선거 이전부터 예고된 카드나 다름없다.
안팎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방향 설정과 궤를 같이한 개각설이 유력하게 거론됐었다. 이에 대한 전제조건은 지방선거의 '승리'였다.
그러나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개각을 포함한 청와대는 당초보다 빠르고 넓은 '보폭'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정길 대통령 실장의 사의는 '신호탄'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초 청와대 안팎에서는 정 실장이 지방선거 이후 개각과 맞물려 물러난 뒤 정부부처 장관으로 기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 나왔었다.
그러나 지방선거 패배로 상황이 급변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사의를 표명한 정 실장을 포함해 청와대 수석급들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인사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부처 개각도 마찬가지다. 취임 이후 지금까지 장관직을 유지해 온 장수(長壽)장관들을 포함해 7, 8개 부처 개각설이 선거 이전부터 거론됐었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만큼 개각시기와 폭이 앞당겨짐과 동시에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운찬 국무총리의 교체설을 거론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실제로 청와대는 선거 이전부터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포함한 개각을 염두해 두고 인사검증 등 사전 작업을 진행, 상당부분 진척시킨 것으로 전해진 상태다.
다만 인적쇄신을 국정쇄신의 도구로 활용하지 않는 이명박 대통령식 인사운용 원칙이 변수라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 그러나 지방선거에 이어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7.28 재보선도 걸려있기 때문에 인적쇄신을 통한 국면전환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청와대는 개각 등과 상관 없이 7.28 재보선 출마로 물러난 윤진식 前정책실장 후속 인사를 단행하지 않고 정책실장 자리를 아예 폐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