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퇴직 후 다른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전직지원제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직지원제도는 IMF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휴유증 완화방편으로 활용되기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고령화에 따른 중장년 퇴직자들의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돕는 실질적 지원시스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A은행도 최근 퇴직자에게 재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전직지원금'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A은행의 퇴직자를 채용하겠다는 중소기업의 신청을 받고, 중소기업이 퇴직자를 채용하는 경우 최대 2년 동안 퇴직자가 받는 월급의 50%(최대 100만원)를 A은행이 지원하는 제도다.
그런데 퇴직자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A은행의 경리담당자는 고민이 생겼다. 전직지원금이 퇴직자에게 지급하는 것이므로 퇴직소득으로 봐야하는지, 월급처럼 매달 지급하므로 근로소득으로 봐야하는지 소득구분이 애매했기 때문이다.
담당직원은 고민 끝에 국세청에 해결방안을 물어보기로 했다.
□고용유지 조건으로 지급하는 '전직지원금'-근로소득= 국세청은 A은행의 질의에 대해 "회사가 퇴직하는 종업원을 대상으로 재취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고용 유지를 조건으로 지급하는 전직지원금은 근로소득에 해당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소득세과-596. 2010.05.24)
세법에서 퇴직소득을 주로 퇴직으로 인해 받는 일시금으로 보고 있고, 이와 같은 일시금 형태의 퇴직소득에 속하지 않는 소득은 근로소득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것이 국세청의 판단근거다.
현행 세법은 퇴직소득을 퇴직함으로써 받는 소득 중 일시금, 각종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직원에게 지급되는 명예퇴직수당, 퇴직보험금 중 일시금, 국민연금법에 따라 받는 반환일시금 또는 사망일시금 등 주로 퇴직으로 인해 받는 일시금으로 정의하고 있다.
한편 세법은 퇴직자가 퇴직으로 인해 받는 소득 중에서 위에서 말한 퇴직소득에 속하지 않는 소득을 근로소득에 포함시키고 있다. 다만 퇴직소득에 속하지 않는 퇴직위로금, 퇴직공로금 기타 이와 유사한 성질의 급여를 근로소득으로 보고 있다.
□근로소득과 퇴직소득, 과세방법 다르다= A회사 담당직원이 전직지원금의 소득구분을 놓고 고민했던 이유는 근로소득과 퇴직소득의 과세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근로소득의 경우 근로소득 외에 다른 소득이 없는 일반적인 직장인의 경우에는 회사가 급여를 지급할 때마다 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연초에 연말정산을 하면 사실상 과세가 종결된다.
하지만 회사가 소득세를 원천징수해 납부하는 것은 소득세를 미리내는 것에 불과하며 원칙적으로 근로소득은 이자·배당·부동산임대·사업·연금·기타소득과 함께 종합소득으로 합산돼 과세된다.
이에 비해 세법은 퇴직소득을 종합소득에서 제외해 별도로 분류과세하고 있다. 이는 직장을 다니는 동안 서서히 누적된 소득이 퇴직시에 한꺼번에 지급되는 퇴직소득의 특징 때문이다.
퇴직소득을 근로소득과 같이 종합소득에 포함해 누진세로 과세하면 퇴직하는 연도에 수년간 적립됐던 퇴직소득이 한꺼번에 과세되므로 부당하게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세법은 퇴직소득을 분류과세함과 동시에 급여비례공제, 근속연수공제 등 퇴직소득에 대해 여러가지 세액공제 혜택도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