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체납자가 사용하고 있는 시중은행의 대여금고를 열어본 결과, 현금을 비롯한 귀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서울본부세관은 지난달부터 관세 체납자의 대여금고를 강제 개봉해 행운의 황금열쇠, 금목걸이, 금반지 등 금장신구와 고급 손목시계, 현금·외화·수표 등 귀중품을 압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압류조치는 은행 대여금고를 사용할 정도로 비교적 형편이 좋으면서도 1000만원 이상의 고액을 체납한 사람들의 숨겨진 재산을 찾기 위한 것으로 관세체납자를 대상으로는 최초로 시행됐다.
세관은 지난해 12월 총 548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1000만원 이상 고액체납자 223명의 대여금고 개설 내역을 17개 시중 은행에 조회한 후, 총 31억원을 체납한 4명의 개설 내역을 확인해 지난 1월 압류·봉인 조치했다.
이후 계속된 대여금고 자진 개봉 및 참여 요구에 응하지 않은 3명의 대여금고는 경찰과 은행원 입회 아래 지난 5월부터 강제 개봉을 시작하고, 나머지 1명은 자진 개봉에 협조해 보관물이 없음을 확인했다.
강제 개봉 대상자 3명 중 2명은 보관물이 없었지만, 5억원 상당을 체납한 A씨의 금고에서는 행운의 황금열쇠와 금목걸이 등 금장신구 30점, 고급손목시계 1점, 달러를 비롯한 외화 44매, 465만원 상당의 현금과 수표 등 시가 1000만원 어치로 추정되는 귀중품이 쏟아져 나왔고, 모두 압류 조치됐다.
압류된 물품 중 현금 등은 체납액에 즉시 충당하고, 금장신구와 고급시계 등은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해 매각한 후 체납액에 충당하게 된다.
서울세관 관계자는 "기존의 부동산과 예금, 자동차 등 압류뿐만 아니라 대여금고, 지식재산권 등 체납 징수원 다변화를 통해 숨겨진 재산을 끝까지 추적, 징수할 계획"이라며 "재산 은닉의 안전지대가 없다는 것을 체납자 스스로 깨닫게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