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아시아순방을 마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받은 정치적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 백악관과 민주당이 고심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순방에서 `경제외교'에 중점을 뒀지만, 서울 방문 과정에서 한국과의 FTA 합의에 이르지 못함으로써 미 언론으로부터 `실패'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은 14일 NBC방송에 출연, 중간선거 패배가 오바마 대통령의 국제무대에서의 위상을 약화시킨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며 오바마 옹호에 주력했다.
구체적으로 한미 FTA 합의 실패와 관련, "여러분은 한국에서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위해 싸우는 미국 대통령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합의 실패가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오바마의 결단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테이블에 오른 협정이 충분하지 않았다. 미국 자동차업계에도 충분하지 않았고, 쇠고기(분야)에도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협상을 계속해 나가기를 원했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미국 근로자와 미국 산업계를 위한 최선의 협정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의 켄트 콘래드 상원 예산위원장은 ABC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동맹국인 한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 충격을 받지 않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전혀 충격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그렇게 한 것은 약함보다는 강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대통령은 나쁜 합의를 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자신이 한국과의 협상에 깊이 관여해 왔으며, 한국은 자신들이 한 과거의 약속을 피하기 위한 모든 전략을 동원한다고 주장하면서 "대통령은 한국에 그것(과거의 약속)을 요구했고, 시장을 열고 의무를 다할 것을 요구하면서, 합의를 위한 합의는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맹국의 일부에도 공정한 무역을 주장하고 지지하는 대통령이 지금 우리에게 있는 것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 자신부터 한미 FTA 타결 실패 후 "발표만을 하기 위한 합의는 하지 않는 게 낫다"는 입장을 보였고, 이후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톰 도닐런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잇따라 나서 "제대로 된 합의 도출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내놓으면서 오바마 대통령을 엄호했었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한미 FTA 합의가 나오지 않은데 대해 미 언론이 '실패'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나서자 백악관이 `피해관리 모드(damage control mode)'로 전환해 도닐런 보좌관을 백악관 기자단에 보내 관련 브리핑을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