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2일 이전 매수분에 한해 비과세 방침
외국인의 채권투자에 대한 과세 전환이 이르면 금년내에 이뤄진다.
기획재정부는 18일 최근 의원입법된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비과세 철회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다만 비과세 혜택을 노린 자금이 법 시행 전에 집중적으로 유입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관련 법안이 제출된 지난 12일 이전 매수분만 비과세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앞서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국내 비거주자의 국채 등의 이자소득과 양도소득에 대해 비과세하도록 하고 있는 현행 법인세법과 소득세법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입법안을 12일 대표발의했다.[관련기사 : 2010.11.12 조세일보<'급물살' 타는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관심 집중>]
또 같은 당 강길부 의원도 외국인의 국채 투자에 대한 이자·양도세 비과세 방안을 철회하되, 금융시장 상황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이자소득에 대해서는 원천징수세율을 인하하거나 영세율(0%)을 적용할 수 있도록 탄력세율을 도입하는 법안을 같은 날 국회에 제출했다.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과세방침은 외국자본의 과잉유입을 조절하기 위해 끊임없이 그 필요성이 제기돼 왔으나 정부는 비과세로 바뀐지 얼마 되지 않았고, 해외 투자자에 대해 규제강화의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신중한 입장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의원들이 잇따라 과세전환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외화유동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정부가 과세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채권자금의 과도한 유입이 자산가격의 거품을 유발시킬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시적인 자금의 해외유출가능성에 따른 대외신인도 저하도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임 차관은 "최근 들어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은 포트폴리오 투자, 특히 채권투자의 형태로 국내에 빠르게 유입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과도한 외국인 채권투자 확대는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경제전체의 시스템리스크를 확산시킬 수 있다"며 과세전환의 이유를 설명했다.
임 차관은 특히 "채권자금의 급격한 유입은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과 함께 상대적으로 빠른 경제회복세 등 우리경제에 대한 투자유인이 증가한 이유도 있지만 지난해 5월부터 시행된 외국법인·비거주자의 채권투자에 대한 세제혜택도 주된 요인중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현재 진행중인 국회 세법심사과정에서 의원입법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하고, 특히 강길부 의원의 탄력세율 적용방안에 대해 "탄력세율의 경우 금융시장 급변 상황 등에 대비해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무게를 뒀다.
정부가 외국인 채권에 대한 소득세 과세방침을 결정하면서 국회에서의 논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의원입법의 경우 발의 15일 이후에는 상임위원회 상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르면 11월 말에는 현재 진행중인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