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권혁부 금융세제팀장-
"장기적 안목 갖고, 일관성 있는 조세정책 펼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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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거진 감세 철회 논란에 대해 경제계에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혁부 대한상공회의소 금융세제팀장(사진)은 18일 조세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야당의 감세 철회 주장은 포퓰리즘적 성격이 일부 가미된 정치적 입장"이라며 "정부는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조세정책 기조를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팀장은 "법인세율 인하가 철회될 경우 당장 내년으로 계획된 기업들의 투자가 보류·연기·폐지되는 등 기업 투자계획이 전면 수정될 것"이라며 "대기업 투자감소는 곧 중소기업 피해로 이어져 결국 서민층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국가 조세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리면 외국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떨어져 외자유치 감소를 불러올 수 있다"며 "장기적 안목을 갖고 법인세 최고세율 감면을 예정대로 시행해 조세부분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권혁부 대한상의 금융세제팀장과의 일문일답
□ 정치권이 감세 철회 논란으로 시끄럽다. 조세정책의 영향을 직접 체감하는 경제계는 이를 어떻게 보고 있나.
= 현재 정치권의 감세철회 논란은 정치적 입장이 어느 정도 개입됐다고 판단된다. 감세 철회를 주장하는 야당의 명분은 재정건전성 확보와 복지예산 증대를 위해 조세 회수율을 높인다는 것이지만, 여기에는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 성격이 일부 가미돼 있다고 생각한다.
감세 철회로 가닥이 잡힐 경우 장기적으로는 감세할 경우보다 오히려 세수가 줄어들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조세정책 기조인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은 궁극적으로 소비와 투자를 늘려 감세철회로 인한 증세방안 보다 경제발전에 더 기여할 수 있다.
□ 기업들이 이익을 창출하면서도 돈만 쌓아놓고 투자를 하지 않고 있어, 감세정책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 기업들이 감세혜택을 받아 이익을 창출하고도 이를 투자로 연결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감세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기업들이 상당부분 혜택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들의 이익창출 효과는 실제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8년 발표된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85개국의 평균 법인세율이 10% 낮아짐에 따라 GDP대비 총투자 비율은 22% 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법인세 감세효과가 투자로 이어졌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객관적인 결과다.
또한 임시투자세액공제 등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이 곧바로 시설투자로 이어지는 감세정책도 분명히 있다.
□ 세계 금융위기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난 국가재정적자의 해소가 감세 철회의 근거로 제시된다.
= OECD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OECD 회원국들의 평균 법인세율이 1990년대 36.7%에서 2000년대 31.1%로 낮아졌지만, GDP 대비 법인세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년대 2.8%에 비해 2000년대에 3.7%로 오히려 0.9% 포인트 증가했다.
이와 같이 법인세율을 인하해도 전체 법인세수가 오히려 증가한다는 사실을 놓고 볼 때, 법인세 감면을 철회하는 것만으로 법인세수가 늘어난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방안이 철회될 경우 기업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가.
= 당장 법인세 감면이 철회되는 금액 수준만큼 기업들의 투자가 보류·연기되거나 폐지되는 등 기업들의 내년도 투자계획이 전면 수정될 것이다.
특히 투자계획 수정은 일부 대기업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대기업 투자감소는 곧 중소기업에 대한 피해로 직결되며, 이는 서민층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향후 정부의 감세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현재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낮은 세율, 넓은 세원'이라는 조세정책 기조는 시장경제에 보다 부합되는 것이며 세계적인 흐름이다. 현재 국제사회는 지역경쟁력이 강화되는 추세로서 우리나라도 조세부분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국가의 조세정책이 흔들리고 일관성을 잃게된다면 외국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고, 이는 결국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조세정책의 효과는 4∼5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그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과거와 현재의 결과만을 고려하기보다 좀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일관적인 조세정책을 펼쳐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