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희 참여연대 경제조세팀장-
"감세 정책, 투자나 고용으로 연결 안돼"
"소득·법인세 따로 논의하는 여당, 아쉬워"
이송희 참여연대 경제조세팀장(사진)은 최근 일고있는 '부자감세' 철회 논란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추진해온 감세정책이 경기부양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라며 감세정책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팀장은 "감세 정책이 기업 투자를 높여 고용을 촉진하고, 소비를 촉진시킬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와 달리 기업들은 투자를 외면한 채 자본만 쌓아놓고 있다"며 "결국 고용과 소비가 동시에 위축돼 버린 현재 상황은 감세정책의 대표적 실패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정부는 2012년까지 유예된 소득·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안을 철회해야 한다"며 "향후 정부의 조세정책은 재정건전성 확보와 서민들을 돕기 위한 복지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팀장은 "현재 여당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감세정책 철회 논의는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법인세 감세안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소득세 최고세율 인하는 현재대로 가야한다는 의견은 아쉽다"며 "대표적인 직접세인 소득세와 법인세를 따로 논의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송희 참여연대 경제조세팀장과의 일문일답
□ 최근 정치권의 감세철회 논란에 대한 참여연대의 입장은 무엇인가.
= MB정부 들어서 추진한 감세 정책이 경기부양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이미 없어졌다고 봐야한다. 이는 감세정책 효과가 투자나 고용으로 연결되지 않아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정부가 감세정책으로 인해 연간 26조의 세수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4대강 사업을 강행함에 따라 현재 국가재정에 큰 구멍이 생겼다.
정부는 이를 메우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국채를 발행했고, 이에 따라 국가 부채만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재정건전성을 생각할 때 2012년까지 유예된 소득·법인세 최고세율 감세안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
□ 현재 여당에서도 소득·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소득세는 두고 법인세만 예정대로 감세하자는 부분 수정안이 제시되기도 한다.
= 다소 늦었지만 여당 내에서도 국가 재정 등을 걱정하며 활발하게 감세철회를 논의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세히 내용을 들여다보면 소득세율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법인세율만 예정대로 낮추자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표적인 직접세인 소득세와 법인세의 세율 감면을 따로 생각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소득세를 내는 사람만 국가재정과 복지에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돈 많은 기업가들도 사회에 대한 책임이 있고, 법인세를 내는 기업들도 국가재정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소득세와 법인세를 따로 생각하는 여당의 입장이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 싱가포르나 홍콩 등 경쟁국가들의 법인세율 인하에 발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 먼저 우리나라를 싱가포르나 홍콩과 같은 작은 국가들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논리에 맞지 않는다. 금융 및 무역 허브라고 할 수 있는 홍콩, 싱가포르 등은 외국자본 유치 외에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이 많지 않기 때문에 계속 법인세를 인하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정부에서조차 우리나라에 더 이상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면 곤란하다고 말하며 대비책까지 내놓고 있는 마당에 이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곤란하다.
기본적으로 2012년까지 유예된 최고세율 인하는 철회돼야 한다.
철회 이후 추가적으로 세입부분에 대한 정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하며, 부자 증세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자에 허덕이는 재정악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