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개월 동안 공석으로 유지되던 국세청 차장에 김문수 국세청 소득지원국장(행정고시 25회)이 전격 임명됨에 따라, 연말 단행될 예정인 국세청 고위직 인사에 대한 국세청 안팎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연말인사를 앞두고 수면 아래에서의 모습과는 달리 겉으로는 폭풍전야와 같은 고요함을 보여왔지만, 올해는 한발 앞서 단행된 차장인사 때문인지 고위직 인사에 대한 관심이 조금 일찍 달궈지는 분위기다.
현재 국세청 고위직 인사와 관련해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국세청 최고 핵심직위로 볼 수 있는 서울지방국세청장과 중부지방국세청장 등 1급 지방국세청장 인사.
지금까지 새 국세청장이 취임하면 1급을 포함한 고위직에 대한 인사부터 단행했던 관행과는 달리, 지난 8월말 취임한 이현동 국세청장은 서울과 중부청장 등의 자리를 보장, 백용호 前국세청장이 만들어 놓은 인사체제를 그대로 유지했었다.
이에 따라 차장 인사에 이어 이번 연말 인사는 사실상 이현동 국세청장 취임이후 처음으로 단행하는 고위직 인사인데다, 지금까지 '혜택(?)'을 받아왔던 1급 청장들이 어떻게 움직이게 될 것인지 여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서울·중부국세청장 어떻게 될까= 국세청 1급 직위는 국세청 차장, 서울지방국세청장, 중부지방국세청장 등 3개 직위다. 국세청은 이 가운데 1개 직위(차장)에 대한 인사를 최근 단행(김문수 국세청 차장)했다.
남은 것은 서울(現 조홍희 청장)과 중부국세청장(現 왕기현 청장). 국세청 안팎에서는 두 개 직위에 대한 교체인사가 연말 단행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미 국세청 차장을 비롯한 서울·중부청장 등 1급 전원교체를 겨냥한 1급 승진후보자 검증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는 것도 '교체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전통적으로 국세청은 인사적체 등 해소를 위해 지방청장의 경우 6개월 또는 1년 임기를 유지해 왔다. 비록 일부 예외적인 경우가 존재했지만 큰 틀은 변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 임명된 왕기현 중부청장의 경우가 '예외'에 속한다.
당초 지난 6월 명예퇴직과 함께 교체될 것으로 예상이 됐었지만, 유임됐다. 이 때문에 국세청 안팎에서는 왕 청장과 관련 "근래 보기 드물게 재임기간 1년6개월을 채운 운 좋은 장수(長壽)청장"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 인사에서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왕 청장이 교체될 경우 관행에 따라 유지돼 왔던 호남출신 1급이 없어진다는 '호남소외론' 을 지적하는 일부의 목소리도 있지만, 시켜주고 싶어도 시켜줄 호남인물이 사실상 전무한 국세청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지적은 '흠집내기'에 불과하다는 여론도 높다.
특히 호남인물이 없다는 이유로 왕 청장을 현 직위에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또 다른 지역차별을 낳는다는 주장이다. 호남 외에도 서울과 경기, 충청 등 지역도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이제는 국세청 고위직 인사에서 지역의 굴레를 벗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게 나온다.
올해 6월 임명된 조홍희 서울청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후배나 국세청 조직에 부담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온 것으로 전해졌으며,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 본인 희망에 따라 연말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행정고시 동기인 이현동 국세청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행시 동기인 공용표 대구청장과 임성균 광주청장과 동반퇴진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세청 차장이 후배 기수(25회)로 임명됐다는 측면도 조 청장이 '결심'을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서울·중부국세청 새 '수장'은 누구?= 여전히 안개속이지만 조 청장과 왕 청장의 거취는 금명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재 국세청 안팎에서는 후임 서울·중부국세청장이 누가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
이와 관련해 이병국 국세공무원교육원장(일반공채)과 국세청 국장급 가운데 행시기수가 가장 빠른 조현관 개인납세국장(행시 25회)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1급 승진후보에 늘 이름을 올려놨던 김덕중 기획조정관과 박윤준 국제조세관리관, 이전환 징세법무국장(이상 가나다 순)도 후보군에 올라 있는 모습이다. 행시 27회 출신인 이들은 현재 '속도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유력한 후보란 사실도 틀림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