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공정위 '지배구조현황 정보공개' 논평
35개 대기업집단 총수일가 중 이사 비중 9% 밑돌아
대기업 총수일가의 이사등재 비중이 9% 수준으로 매우 낮아 사내에서 핵심적인 업무를 추진하고 있는 이들에 대해 책임을 제대로 묻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경제개혁연대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12일 발표한 '2010년 대기업집단 지배구조현황에 대한 정보공개' 자료와 관련 "외환위기 이후 13년 동안 재벌 지배구조 문제가 여전하다"며 "총수일가의 불법적인 사익추구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관련 법률 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개혁연대는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35개 대기업집단 계열회사(1085개)의 전체 이사 4736명중 총수일가의 비중은 9%(425명)에 불과했으며. 상장회사(193개)는 1347명의 이사 중 총수일가가 10.8%(146명)였고 비상장사(892개)는 8.2%였다"고 밝혔다.
개혁연대는 "등기이사가 아니더라도 업무집행을 지시한 지배주주는 상법에 따라 사실상의 이사로서 책임을 져야 하지만 업무집행 지시 사실을 원고가 입증해야 하는 현행 민사소송법 구조 하에서 동 조항은 사실상 사문화됐다"며 "총수일가가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사실상 행사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총수가 있는 35개 기업집단의 상장계열사에서 평균 이사총수가 7.0명으로 너무 적은 것도 문제"라며 "전체 이사 중 사외이사총수는 평균 3.2명으로 법적 최소기준을 겨우 충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혁연대는 "기업들 스스로 등기이사 수를 자발적으로 늘릴 유인이 없음을 감안하면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 상장회사나 금융회사의 경우 집행임원제 도입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개혁연대는 "외부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독립적 사외이사의 선임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각 회사의 정관을 통해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있도록 한 상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더불어 감사위원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감사위원인 사외이사와 나머지 이사들을 분리표결을 통해 선출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연대는 "공정위의 이번 정보공개는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고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지만 상법상 이중대표소송 제도 도입, 회사기회의 유용 금지 등과 같이 총수일가의 불법적 사익추구 행위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수단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