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장회사협의회, CFO 등 대상 조찬강연 개최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 CFO의 역할도 '신뢰받는 비지니스 조언자'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www.klca.or.kr)는 상장회사 CFO 및 재무·회계업무담당 임원, 상장회사 공시책임자, 내부회계관리자 등을 대상으로 63빌딩 별관 3층 쥬니퍼홀에서 '유능한 CFO가 갖춰야 할 필수덕목은?'이라는 주제로 조찬강연을 개최했다.
국균 언스트앤영 한영회계법인 대표는 강연에서 "2008년 리만 브러더스 파산을 신호탄으로 금융위기가 몰아쳤는데 첫 1년 동안 전 세계증시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4조 달러가 증발하는 등 세계경제가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며 "주목할 것은 이번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세계경제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 대표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전의 세계경제는 유동성과잉, 위험선호, 규제완화 등으로 표현되는 고성장기조로 과잉투자, 과잉소비, 글로벌 경제불균형을 초래했다면 2010년 이후는 부채축소, 위험회피, 규제강화 등의 저성장기조로 투자와 소비부진, 교역위축 등이 장기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그는 "현재 상황에서 위기는 일상화가 되고 기업들은 더 많은 도전에 노출되고 있다"며 "기업 생존을 위한 유연성과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혁신의 필요성이 중요하게 부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 대표는 "새로운 경영 환경에 부합하는 재무 기능이 강조되고 있다"며 CFO의 새로운 역할론을 역설했다.
그는 "올해 9월 언스트앤영이 세계 유수의 글로벌기업 CFO 약 700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벌인 결과 CFO의 기능과 역할에 몇 가지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가 밝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5%가 해당 기업의 전략 수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61%는 지난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기업 내 재무부서의 위상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또 응답자의 3분의 2가 기업 실적에 대한 '공적 대리인(public face)' 역할을 CFO가 보다 많이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과반수가 대내외 이해관계자들과의 원활한 소통 및 관계 증진이 향후 CFO로서 최대 도전과제로 꼽았다.
국 대표는 "이 설문조사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CFO 역할이 전통적인 재무적 영역에 머물지 않고 이를 넘어서 전략적인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현재 많은 CFO들이 자신의 업무범위를 리포팅, 내부통제 등의 전통적 재무업무 뿐만 아니라 사업부의 비즈니스 파트너 또는 어드바이저 등 비재무영역으로까지 확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CFO가 이끄는 재무부서는 기업의 전략적 목표 실행과 주요 정보를 CEO 및 최고 경영진에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하고 이와 관련된 통찰과 분석을 제공함으로써 비즈니스 어드바이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국 대표는 "와인이 오랫동안 숙성되면서 조화로운 맛을 내도록 든든하게 지켜주는 뼈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산(acid)이다"며 "CFO도 기업이 추구하는 전략적 목표 달성과 새로운 가치 창조를 주도하며 기업을 지키는 든든한 뼈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와인의 '산'과 같은 존재다"며 CFO의 건승을 기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