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위 업무보고…'전기값 인상' 주장 제기돼
靑 "에너지 가격 중장기 로드맵 추진"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G20에서 에너지 보조금을 줘서는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런데 거꾸로 우리나라는 요즘 유행어로 보면 '전기를 무상화 하자'고 할까봐 겁이 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녹색성장위원회 2011년 업무보고'에 참석, 전기료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던 중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의 김희정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행사에 온 토론자들은 국내 전기값이 원가에 비해 싸다며, 요금 합리화를 주장했다.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 문승일 교수는 "전력의 3분의 2를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로 만든다"며 "이런 현실에서 전기요금의 합리적 개선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계속되고 있는 한파로 인해 난방용 전력사용이 급증한 것과 관련해선 "난방을 위해 전기를 사용하는 것은 마치 생수를 사용해 빨래를 하는 것과 같다"며 거듭 전기값 인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이승훈 교수는 "전기 원가 회수율이 90%가 채 안 된다"며 "이렇게 가면 전력 산업은 지속가능할 수 없는 수준까지 치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단기적으론 원가연동제, 중장기적으론 스마트 그리드를 확보하고, 시장에서 자율경쟁을 통해 전기요금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인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에너지 가격 합리화라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중장기 로드맵 마련을 통해 에너지 절약을 제도화하는 정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와 정부는 '에너지를 10% 절약하면 물가가 안정된다'는 대명제 속에 전기값 인상 시기와 폭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기 과소비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큰 원인으로) 전기료가 지나치게 싸다. OECD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게 이명박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과소비는 기후변화 대응에도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라는 말로 전기값 인상을 시사한 다음 "에너지 가격은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통해 추진될 것이다. 그 정책은 반드시 에너지 취약계층, 에너지 복지정책과 함께 발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