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선물 순매수…코스피 37P 급반등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공세가 한풀 꺾였다.
당장 외국인이 공격적인 '바이(Buy) 코리아'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무서울 정도로 거셌던 매도세는 진정됐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닷새 만에 '사자'로 돌아서며 330억원(정규장 기준)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도가 주춤해지자 코스피는 37포인트 급반등하며 2,010선을 회복했다.
지난주에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글로벌 자금이 신흥시장에서 이탈하는 흐름 속에 악재들이 더해졌다.
지난 10일 옵션만기로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11일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을 앞두고 경계심리도 강화됐다. 기준금리는 동결돼지만 오히려 3월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로 인식되면서 증시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북한 리스크, 이집트 사태 불확실성 등도 또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 결과 외국인은 4거래일간 2조원이 넘는 한국 주식을 팔아치웠다.
아시아 주요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15억9천380만달러를 순매도했다. 대만(7억140만달러)·태국(2억1천200만달러)·인도(8천860만달러)의 순매도액을 합친 것보다 많은 규모다.
신흥 시장으로 분류되는 국내 증시 역시 외국인의 `셀(Sell) 이머징' 흐름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다만 지난주와 같은 `매물 폭탄'이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장 선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대거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날 코스피200 선물에서 외국인은 4천386계약을 순매수하며 코스피의 상승을 뒷받침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연일 4천계약 안팎의 순매도를 이어왔다. 외국인의 선물 '사자'가 코스피 상승의 기대감을 선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나대투증권 조용현 연구원은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하는 논리는 부분적으로 동의하지만, 외국인 매도가 구조적이고 추세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 정상화가 진행되고 통화정책도 당분간 경기부양에 우호적이다. 외국인 매도가 더 진행될 여지가 있지만 그 강도는 완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 매도 공세가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토러스투자증권 박중제 연구원은 "지난주 외국인 매도를 100% 인플레이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고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내달 유럽 재정위기를 해결하는 중요한 합의점이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도는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