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종교단체의 반대운동으로 종교갈등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이슬람채권 비과세법안이 본격적인 국회 심의에 앞서 공청회를 통해 사전 검증작업을 거치게 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다음달 4일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슬람채권 비과세법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공청회에는 금융전문가를 비롯해 이슬람 자금 유치를 희망하는 자본시장 관계자, 낙선운동을 불사하겠다며 반대하고 있는 기독교단체 대표 등이 참여해 치열한 찬반공방을 펼칠 예정이다.
이슬람채권 비과세법안은 이자수수를 금지하고 있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투자수익을 임대료나 배당금 형태로 받는 이슬람채권(수쿠크)의 독특한 운영 방식을 고려, 이슬람 채권의 투자수익에 비과세 혜택을 주자는 법안이다.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다른 외화채권과 같은 투자수익 비과세 혜택을 통해 이슬람자금의 투자유치를 도모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슬람 율법에 따르는 금융구조를 국내 법률에서 인정하는 것은 특정종교에 대한 특혜라는 반발이 적지 않다.
특히 최근에는 기독교계가 '낙선운동'까지 펼치겠다며 정치권을 압박,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경제와 조세정책문제가 종교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이날 공청회도 특정 단체 및 찬·반론자들의 난입 등의 혼란상황을 차단하기 위해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기획재정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더욱 민감해지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비공개로 외부의 영향을 배제한 채, 철저하게 논리로만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점을 찾아보자는 취지"라며 "여야가 공청회 토론자를 추천하고, 이를 토대로 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최종적으로 공청회 참석자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슬람채권 비과세법안은 이미 지난해 연말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원회에서 여야합의를 이루고도 전체회의에서 계류된 법안이기 때문에 당장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소위원회가 아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 논의사항이다.
공청회 직후 첫 기획재정위 전체회의는 3월 7일이다.
그러나 "낙선운동을 불사하겠다"는 종교단체가 개입되면서 정치권의 부담이 극대화된 터라 공청회나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결론이 날지는 미지수다.
벌써부터 한나라당 지도부가 이 문제를 '민감사안'으로 규정, 4월 재보선 이후로 논의를 유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야당의 반대도 적지 않은 변수다. 기획재정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이슬람채권 비과세 법안을 조세소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