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거래제·온실가스 목표관리제와 연계 필요"
정부의 정책기조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현하고,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국제적 요구에 맞추기 위해 국내총샌산(GDP)의 1% 규모의 탄소세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세연구원 김승래 연구위원(사진)은 24일 국회 의정관에서 열린 '온실가스 감축과 친환경 에너지세제개편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 "최근 녹색성장의 구현을 위한 핵심정책수단으로 탄소세 도입 등 각종 에너지 관련 세제개편의 중요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신규 세목을 도입하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따르지만 신규 세수를 기후변화대책, 녹색산업재원, 저소득층 지원으로 활용한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탄소세 도입 추진방향과 관련해 "탄소세 도입 지연의 사회적 비용이 GDP 대비 0.4%이고, 사회적 비용에 따른 적정 세수규모가 GDP 대비 1% 정도(약 9∼10조원)이므로 이를 감안해서 GDP 대비 0.4∼1% 규모로 탄소세를 신설함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현실적 정책 수용성과 취약부문 보호, 단기적 경제부담 완화를 위해 초기에는 GDP 대비 0.1∼0.2% 규모로 세금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008년 대규모 직접세 감세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압박 등을 감안, 초기에는 법인·소득세 인하 추가감세와는 별도로 탄소세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U와 비교해 직접세 비중이 낮은 만큼 탄소세를 도입하면서 EU 국가들처럼 법인세와 소득세 등을 낮출 필요가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탄소세 과세대상과 관련해서는 "휘발유, 경유, 등유, 중유, 부탄, 프로판, LNG 등 7개 유종 외에 비과세 중인 유연탄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무연탄은 저소득층이 주로 사용하고 부가가치세도 현재 면제되고 있으며, 전기는 발전연료(LNG, 유연탄, 중유 등) 과세와 전기 과세의 병행시 이중과세문제가 발생하므로 비과세를 유지해야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탄소세율에 대해서는 "온실가스 배출의 사회적 비용을 CO2 배출권의 평균 예상가격인 25유로(2007년 기준 3만1328원)로 가정하고 에너지원별 탄소배출량을 감안, 유종별로 34∼96원이 기본세율로 계산된다"며 "다만 도입초기에는 주변국 동향, 제도 순응성 등을 감안해 세수 약 1조원 수준의 낮은 세율로 과세하고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탄소세 도입시 소득분배가 다소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취약계층 에너지 복지프로그램 등 세출측면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도 "도입의 초기 세수 1조원 시나리오의 경우 별도의 보완조치 없이도 소득분배 악화효과는 0.04%로 매우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탄소세 도입시 탄소배출권거래제나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등 비세제적 정책수단과의 연계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경우에서처럼 환경세와 배출권거래제, 온실가스 목표관리제를 적절히 혼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재출권거래제를 도입한 외국사례에서 보듯 배출권거래제는 온실가스의 집중적 관리가 필요한 발전·산업 부문에 병행 적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