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탄소세 등 친환경세제 도입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나 정부는 당분간은 관련 세제의 신설이나 세부담 증가의 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획재정부 김형돈 재산소비세정책관은 24일 "탄소세나 환경세를 도입하는 내용의 에너지세제 개편을 언제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추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이날 국회 의정관에서 열린 '온실가스 감축과 친환경 에너지세제개편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탄소세 도입 등 에너지 세제개편은 공식적으로는 중장기적으로 고려해 보겠다는 상황이다. 지속적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류 등 에너지 계통 세금은 주류나 담배 등에 부과되는 세금과 같이 세금 비중이 높다. 세금 부담이 높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세수확보에 대한 부분도 감출 수 없는 부분이지만 우리나라는 산유국이 아니기 때문에 규제도 해야하지만 산업쪽은 지원도 해야하는 그런 상황이어서 지금에 와서 친환경세제로 고치려면 애로사항이 많다"고 털어놨다.
이어 "산업계 지원을 위한 세제를 만들어 오다 보니 산업계 구조개혁이 안 되면 세제개편이 진행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탄소세를 도입하더라도 산업계에 부담이 되고, 국제경쟁구도에서도 부담이 된다는 반대의견도 적지 않고, 소비자 부담도 늘어나야 하는데, 유가가 지금 100달러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이것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정부가 배출권거래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고 있는데, 국제적으로 협상을 하다보니까 세계적인 흐름도 봐야 하고, 정부에서 적절한 규제를 하면서 적절한 인센티브도 동시에 제공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기존에 에너지세제가 있기 때문에 세율만 일정부분 올리는 방법도 있고, 탄소세 등을 별도로 신설하는 방법도 있지만, 목적세의 형태로 탄소세나 환경세를 도입하면 세출구조에 또 어려움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에 프랑스나 일본에서도 나름대로 탄소세를 도입하려고 했지만 선뜻 도입이 어려운 상황으로 알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