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나친 '욕심' 때문에 '가짜영수증'을 만들어 공제를 받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이는 명백한 탈세행위이며 부당공제자는 가산세 등 처벌을 받게됩니다. 또 가짜영수증을 발급한 사업자도 패널티를 피할 수가 없습니다.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 남의 사무실에까지 침입한 한 납세자와 전후사정은 생각하지 않고 기계적 과세를 단행한 국세청, '진실'을 스스로의 힘으로 파헤쳐 낸 한 변호사가 만들어낸 웃지 못할 사연을 지금부터 소개해 볼까 합니다.
□ 똑같은 사건 수임료, 영수증 왜 2장? = 변호사 A씨는 지난해 8월 국세청으로부터 부가가치세 930만원을 더 내라는 내용이 적힌 세금고지서를 받았습니다. 지난 2009년 제1기 부가세 신고기간 중 A씨가 8600만원의 매출세액을 누락시켰다는 것입니다.
국세청이 근거로 제시한 현금영수증 발급내역을 받아든 A씨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영수증에는 자신에게 변호를 의뢰했던 B씨가 아닌, 그의 처남 C씨의 이름 석자가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B씨가 의뢰한 사건과 관련한 수임료에 대해 전액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한 A씨는 '탐정'으로 변신(?) 자신의 억울함을 해소하고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조세심판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문제는 같은 사건 수임료에 대한 영수증이 2장이었다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A씨는 1장의 영수증은 자신이 발급한 적이 없는, 잘못된 영수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증명해 내기 위해 A씨가 제출한 증빙자료는 치밀함을 너머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수입금액명세서는 물론 사건의뢰인 B씨의 사실확인서 및 세무사 사실확인서, 최고장 등 동원가능한 자료는 모두 제시, "해당 영수증은 B씨와 처남인 C씨가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 사무실에 침입, 부당한 방법으로 발급 받은 것"이라고 강변했습니다.
특히 C씨가 "A씨에게 사건을 의뢰한 일도 없고,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 쟁점이 된 영수증을 출급했다"는 사실확인서까지 받아낸 A씨는 B씨와 C씨 등을 사전자 위작·변작, 절도, 업무방해, 주거침입, 사기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까지 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반해 국세청의 반박논리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국세청의 반반논리는 "B씨 소송과 관련된 소송물가액 및 성공사례금에 비춰 현금영수증이 발행됐다고 보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가 '고작'이었습니다.
□ 심판원, "과세처분 당장 취소하라" = 결국 국세청의 '상식'은, 조세심판원의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심판원은 A씨가 제출한 자료의 신빙성을 인정, 인용(납세자 승소)결정을 내렸습니다.
심판원은 "심리결과, 변호사 업무를 의뢰하지 않았던 C씨가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 현금영수증을 출급했다고 인정한 점, A씨의 수입금액명세서에 C씨와 관련된 사건이 없고 C씨 본인도 사건을 의뢰하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심판원은 이어 "문제가 된 영수증은 B씨에 대한 민형사사건 수임료로서 이미 세금계산서가 발행되어 A씨의 부가세 신고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국세청은 과세처분을 취소하라"고 덧붙였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험하다지만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니, 특히 사건에 연루된 C씨는 돈 잘 버는 소아과 병원장이었다고 하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노릇입니다.
또한 진실규명은커녕 부실하기 짝이 없는 '상식'만 믿고 억울한 납세자를 만들 뻔한 국세청도 손가락질을 받아 마땅해 보입니다.
[참고심판례: 조심2010중2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