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기업 세무조사 부담 덜어달라" 쏟아진 '건의사항'
모범성실납세 대기업 '세무조사 유예' 부활 건의
이현동 국세청장과 대한민국 재계(財界)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만났다. 이 국세청장을 만난 기업인들은 약속이나 한 듯 세정과 관련한 건의사항을 쏟아냈다.
특히 기업인들은 장기계속기업(장수기업) 세무조사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해외에도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을 배치해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등 친기업 세정운영을 해 줄 것을 이 국세청장에게 건의했다.
이 국세청장은 22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기업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국세청장과 국세청 간부들을 비롯해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이인원 롯데정책본부 부회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신정택 부산상의 회장, 이인중 대구상의 회장, 박흥석 광주상의 회장 등 30여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손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높은 성장률과 원활한 투자·수출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국세청이 납세기업을 위한 세정에 힘써 준 덕이 크다"며 "앞으로도 기업에 도움이 되는 세정환경을 조성하는데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장기계속기업 조사선정 제외 우대 확대 ▲해외진출기업 세정지원 확대 ▲모범성실납세 대기업 세무조사 유예 ▲가업상속시 상속세 유예 ▲납부불성실 가산세 부담 완화 등을 건의했다.
이인원 롯데정책본부 부회장은 "현재 국세청의 성실한 세금 납부 중소기업에 대한 5년 세무조사 선정 유예 요건이 다소 엄격한 것 같다"며 "오랜 경험으로 축적된 경영노하우와 기술을 통해 이들 기업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만큼 세정우대가 적용되는 사업기간을 수도권 20년 이상, 이외 지역 10년 이상 등으로 완화해 달라"고 말했다.
해외 현지에 국세청 전문인력들을 파견, 수출기업을 지원해 달라는 건의도 나왔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한국기업이 해외에서 선전할수록 현지 과세당국의 견제도 심해져 어려움이 있다"며 해외에 국세청 전문인력 파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한국에 있는 모회사가 현지에 설립한 자회사와 적정한 가격으로 거래했는지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현지 과세당국이 때때로 자의적이고 불합리하게 세금을 추징하는 경우가 있어 세정 전문인력을 해외 주요 거점에 배치하는 등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건의했다.
백남홍 하광상공회의소 회장은 "현재 10년 이상 사업을 영위한 중소기업에 대해 가업상속 재산의 40%를 상속세 과세가액으로 공제해주고 있지만 상속 시점에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 여전히 가업승계의 걸림돌"이라며 "상속세 납부를 물려받는 시점이 아닌 상속인이 사망하거나 상속받은 주식을 처분할 때로 유예해주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인중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은 "세금을 적게 납부하면 연 10.95%의 납부불성실가산세가 부과되는데 별도 한도가 없어 5년후 세금추징을 당할 경우 가산세율이 54.8%에 달한다"며 "고의적 탈세가 아닌 경우 납부불성실가산세 부담이 최고 30%를 넘지 않도록 해달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태호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은 법인에도 개인처럼 '세금포인트' 혜택을 확대적용해 달라는 건의를 내놓았으며 송인섭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은 세금 경정청구기한을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해 줄 것을 건의했다.
올해부터 폐지된 모범성실납세 대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유예 제도를 부활시켜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이운형 세아제강 회장은 "올해부터 매출 5000억원 이상 대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유예 제도가 폐지됐다. 자칫 기업심리가 위축될 우려가 있으니 제도를 부활시킬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