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보고서 발간…"강력한 처벌 제도, 해외 유례 없어"
"건설사 4곳중 3곳이 공공입찰 제한으로 경영애로"
최근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로 중견그룹 계열 건설사들의 줄도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공입찰 참가자격 제한제도'가 지나치게 과도해 건설사 등의 파산을 재촉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발간한 '공공입찰 제도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동 제도가 사소한 위반행위만 있어도 해당 업체가 수행하는 모든 사업 영역에서 입찰을 금지하는 등 문제가 있다"며 "다른 법령에서 처벌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으로 공공입찰 참가를 금지하는 것은 중복처벌"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경련은 "현행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해당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다른 정부기관, 지자체, 공기업 등이 발주하는 공공입찰 전체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공공입찰 참가자격 제한' 처분은 현실적으로 기업에 대한 '사형판결'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공공입찰 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받은 종합건설업체 80개사 중 70%에 달하는 56개사가 폐업한 것.
전경련이 5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조사(41개업체 응답)한 바에 의하면 공공입찰 참가자격 제한 제도가 기업경영에도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전체 응답기업의 73%인 30개 업체는 자격제한 제도로 인해 경영애로를 겪은 적이 있으며, 이중 17%인 5개 업체는 최근 2년내 실제처분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98%)의 기업들이 한 목소리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개선 과제로는 55%의 기업이 '중복처벌 해소'를 꼽았다. 이외에도 입찰참가 자격제한 제도를 과징금·과태료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27%로 뒤를 이었다.
특히 공공입찰 참가자격 제한 제도는 공공부분 의존도가 34%인 50대 건설사에 비해 80%에 달하는 50대 이하 중소건설사에 더 많은 타격을 주고 있어 '공공입찰 참가자격 제한=파산'이라는 등식이 성립돼 있다는 것이 전경련 측의 분석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들의 공공부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자격 제한 처분은 매년 1500건이나 부과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와 같은 강력한 처벌 제도는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위헌소지 마저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