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리핀 정부가 수입화물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하고 나서, 필리핀에 제품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마닐라 비즈니스센터는 11일 필리핀 수입업체들이 FTA 특혜관세 적용을 위해 위조 원산지증명서를 제출하는 사건이 증가함에 따라, 필리핀 세관이 원산지증명서 검증을 강화하고 있어 우리 수출업체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닐라 비즈니스센터에 따르면 최근 필리핀 국세청과 관세청은 합동단속을 통해 필리핀 내 화교기업 한 곳에서만 약 600건 이상의 원산지증명서 위조사례를 적발, 이와 유사한 사건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원산지증명서에 대한 일제 단속에 돌입한 것.
특히 필리핀 관세청은 한국·중국·일본·호주 등 FTA 체결국들을 대상으로 위조 또는 허위기재가 의심되는 원산지증명서에 대해 정밀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며, 불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관세 추징은 물론 밀수혐의로 형사고발 조치까지 내릴 방침이다.
더불어 필리핀 정부는 최근 관세를 낮추기 위해 고의로 수입제품 가격을 낮추는 '언더밸류(undervalue)' 행위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 3억8000만 페소(880만 달러) 규모의 불법밀수를 적발하는 등 수입화물 관련 세무조사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필리핀 세무당국은 이 같은 수입물품 관련 세무조사 강화에 대해 밀수 및 관세포탈 방지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지난해 7월 대통령에 취임한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Benigno Simeon Cojuangco Aquino)의 세수확보 정책이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아키노 정권은 지난해 출범 당시 필리핀 재정적자 축소(3.3% →2%)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세금징수 강화정책을 표방했고, 올해도 세무행정 누수를 최소화해 GDP 대비 세수입(세수입/GDP) 비율을 2010년 13.8%에서 14.1%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마닐라 비즈니스센터의 김군기 무역관은 "현재 필리핀 정부는 연·월간 세수목표를 설정하는 등 세수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원산지증명서, 언더밸류, 관세포탈 등에 대한 단속이 강화될 예정이므로 필리핀과 교역하는 우리기업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