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후 삼성전자 '무혐의 비율' 평균의 '10배'
박 의원 "무혐의 사건도 심사보고서 작성해야"
공정거래위원회의 의결이 삼성전자에 유독 관대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2008년 이후 삼성전자에 대한 공정위의 의결 내용을 분석한 결과, 평균 무혐의 비율보다 삼성전자에 대한 무혐의 비율이 10배나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공정위 전체 의결 사건 중 무혐의 의결은 전체 의결의 2.4%(1888건 중 46건)에 불과하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무혐의 비율은 7건 중 2건(28.6%)으로 평균 무혐의 의결비율의 10배가 넘었다.
또 무혐의를 포함해 '경고' 등의 판정으로 공정거래법상 의결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되는 비율은 공정위 전체 사건으로 보면 2008년 이후 1888건 중 160건으로 8.47%였지만 삼성전자 사건은 7건 중 3건으로 42.85%에 달했다.
박 의원은 "무혐의, 경고 등의 의결을 이유로 의결서를 작성하지 않는 사건은 심사보고서도 전혀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공정위 조사관이 어떤 위반행위를 적발했고, 어떤 근거로 무혐의 처분을 했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08년 이후 삼성전자에 부과된 과징금 4건 중 다른 업체가 자신신고(리니언시)한 사건이 3건, 나머지 1건은 삼성측이 공정위 조사요원을 방해한 사건으로, 실질적으로 2008년 이후 공정위가 삼성전자를 직접 조사해 과징금을 부과한 건수가 거의 없다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이다.
아울러 공정위가 삼성전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에서 '의무적 가중' 적용기준을 제외, 총 35억원 상당의 과징금을 누락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 의원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12월에 법 위반으로 과장금을 각각 160억원과 15억원을 부과 받았는데, 이미 그 전인 2008년 4월과 8월, 그리고 2009년 12월 경고처분 등 이미 3차례 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지난 3년간 삼성전자가 받은 누적벌점은 10.5점이다. 현행 고시에 따르면 3년간 5점 이상이면 이후 과징금에 20%가 가산되도록 규정돼 있다.
박 의원은 공정위가 이 고시규정을 어기고 지난해 공정위가 삼성에 부과했던 170억원 중 가산금 20%에 해당되는 35억원을 누락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박 의원은 지난 2008년 4월 공정위가 삼성전자의 기술탈취 건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한 심사의결서를 근거로 들며 "기술탈취 행위에 대한 위반사실을 인정했지만, 실제 과징금 부과대상에선 제외됐다"고 공정위 판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삼성전자만을 대상으로 봐도, 삼성기업집단 전체에 대한 공정위 판정은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된다"면서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대표적인 대기업 삼성에 대한 법적용과 의결이 이처럼 엄정하지 않다면 정부가 주장하는 동반성장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공개 심사보고서, 의결서 없는 무혐의 등 공정위의 의결내용이 불투명하다"며 "공정위의 투명한 의결을 위해 심사보고서를 공개하고 무혐의 의결 역시 의결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