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가 부과된 세금에 불복,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한 경우 불복 금액이 클수록, 사건의 쟁점이 다양할수록 승소(인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법무법인 율촌의 김홍기 고문과 경원대 홍정화 교수는 지난 16일 열린 한국세무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참석, '효율적인 납세자권리구제 방안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고문 등이 2008년과 2009년에 조세심판원에 제기된 심판청구사건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청구세액 ▲쟁점수 ▲청구내용 등 심판청구사건의 특성은 물론, ▲회의 개최수 ▲처리기간 ▲대리인 선임 ▲의견진술 등 심판청구절차의 특성이 심판사건의 인용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단순히 심판청구 내용의 정당성 여부보다 외부 환경적인 영향이 심판결정과 납세자권리구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
연구결과, 청구금액별로 보면 2008년의 경우 청구금액이 1000만원 이하의 소액사건의 경우 인용률이 19.6%에 불과하지만 3000만원∼1억원은 26.3%, 1억원∼10억원은 26.9%, 10억원 이상은 39.7%로 청구세액이 높을수록 인용률이 높아졌다.
2009년의 경우에도 1000만원 이하가 13.4%에 그친 반면, 3000만원∼1억원 21.5%, 1억원∼10억원 23.6%%, 10억 이상 30.8%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하나의 불복사건에 여러 개의 쟁점이 있는 경우에도 인용률은 높았다.
2008년 쟁점수에 따른 심판회의 결과를 보면, 쟁점수가 1개인 경우 인용비율은 23.0%였지만 2개인 경우 30.9%, 3개 이상일 때에는 무려 54.7%로 크게 높아졌으며, 2009년에도 쟁점 수 1개는 18.2%였지만, 쟁점 수 2개일 때 인용률은 28.8%로 3개 이상일 때에는 45.0%로 높아졌다.
심판청구사건의 성격에 따라서도 인용률은 엇갈렸다.
심판청구 내용이 법령 해석사항일 경우 2008년 16.7%, 2009년 11.4%로 낮았지만, 사실판단사항일 경우 2008년 27.8%, 2009년 24.4%로 인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밖에도 대리인을 선임한 경우가 선임하지 않은 경우보다 인용비율이 높았으며, 대리인 중에서도 세무사를 선임했을 때가 인용비율이 가장 높았고, 회계사, 변호사가 뒤를 이었다.
김 고문 등은 "납세자권리구제 확대를 위한 제도 및 조직상의 개선이 이뤄졌음에도 납세자권리구제 비율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며 "우리나라 조세불복제도 중 가장 큰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조세심판원의 효과적인 활용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