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우보(虎視牛步)…느리지만 파워풀한 솔루션 자부
최고 인적 포트폴리오 '하모니'…중심추는 언제나 '고객'
인재들이 일하고 싶고 들어가고 싶은 안진, 꼭 만들 것
안진회계법인 세무자문본부를 탐방취재하면서 느낀 것은 그들이 경쟁이 치열한 세무자문시장에서 미련할 만큼 우직하게 프로페셔널로서의 정공법을 펼치면서도,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설득력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
안진의 강점으로 가장 부각된 부분은 소속구성원들이 불변의 제1본령(本領)으로 삼고 있는 '고객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생각하라'는 'Practice Ownership'.
'고객의 일을 내일처럼 하겠다'는 세무팀과 그렇지 않은 팀과의 차이는 고객 스스로가 더 잘 느낄 수 있는 법. 이들은 이 같은 제1본령을 온 몸으로 체득하며 평생사업 파트너로서 고객에게 유대감을 갖게 하며, 수많은 '평생고객'을 만들고 있었다.
또 이들의 신중한 업무수행 자세에선 '호랑이의 눈으로 예리하게 사물을 보면서 소처럼 신중하게 행동한다'는 뜻의 호시우보(虎視牛步)가 절로 연상됐다.
고객의 요구에 성급하게 해법을 제시하기보다는 조금 더디지만 경륜이 묻어나는 파트너급이 직접 관여해 문제 이면의 위험요소를 찾아내는 부분이나, 정도(正道) 자문으로 차후 발생할 수 있는 무리수를 없애 기업의 장기적인 명성까지를 고려하는 부분은 인상적이다.
더불어 조직 구성원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율문화를 토대로 창의적인 해법을 도출하고, 고객에게 최상의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팀플레이를 펼치는 부분은 진정한 프로페셔널에 대한 '길라잡이'로 손색이 없었다.
진정한 리더는 호미나 가래를 쥔 농민들을 강군으로 만들어 외적에 맞서게 할 수 있으며, 구성원들이 공감하는 '궁극의 목표'를 제시해서 개개인이 가진 능력을 합한 것보다 훨씬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정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세무자문본부장은 저마다 '최고'를 자랑하는 290여 구성원들의 서로 다른 음색을 절묘한 하모니로 이끌며, 구성원들의 능력을 배가시키고 있었다.
이 본부장을 만나 안진 세무자문본부가 왜 최근에 고객들로부터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는지 그 이유를 들어 봤다.
■ 호시우보(虎視牛步)-느리지만 파워풀한 솔루션 자부
"경쟁사에 비해 행동이 빠르다고 볼 수 없지만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제시되는 솔루션(solution)은 파워풀하고 중장기적으로 유효하다고 자부합니다."
이 본부장은 안진의 최대 강점으로 '파워풀한 솔루션'을 우선 꼽는다.
고객들은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원하는데 단순히 속도와 타협해 다양한 변수를 무시하고 임기응변식 대응법을 제시하기보다는 철저한 리뷰를 통해 최상의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안진의 강점이라는 이야기다.
고객의 입장에서 세무시장에서 잔뼈를 키우며 명성을 얻은 파트너급 전문가들이 최종 리뷰를 꼼꼼히 챙겨준다는 부분은 매력적인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파트너급들이 최종 솔루션을 다듬는 일에 공을 들인다는 것은 공격적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비지니스 측면에서는 감점 요인이 될 수도 있는 부분.
이 본부장은 "단기적으로 또는 프로젝트별로 보면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고객에게 정확한 솔루션을 제공해 쌓이는 신뢰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는 프로페셔널로서 안진의 고집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본부장은 "세무자문본부는 내부경쟁을 치열하게 펼치며 '반짝 실적'을 올리기보다는 협업을 통해 고객에게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조직 운영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본부장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것은 수임하는 모든 프로젝트는 펌 전체의 업무로 여기는 'Firm Delivery'. 개별 파트너들이 특정 프로젝트를 수임하더라도 이는 조직 전체의 일이며, 따라서 그 업무에 가장 적합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 그 일을 수행하도록 한다는 것.
세무자문본부는 주요 고객별로 세무업무를 총괄하는 리드 택스 파트너(LTP; Lead Tax Partner)가 프로젝트에 따라 가장 적합한 파트너나 팀이 각각의 업무에 참여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조율하고 있다.
예컨대 이전가격 문제가 포함돼 있으면 이전가격 전문가가 참여하게 하고, 유권해석이나 불복 대상 사안이 있으면 TC 팀의 전문가가 지원하게 하는 것이다.
고객을 잘 아는 리드 택스 파트너가 고객의 관점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얻을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관리하면서 최적의 팀이 서비스를 제공하게 하면 그 결과 또한 뛰어난 것일 수 밖에 없을 터.
업무를 개발, 수임해 온 사람에게는 자신이 직접 모든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다른 파트너나 팀이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더라도 업무 개발 및 수임에 대한 기여도가 별도 시스템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모든 업무를 수행하려고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 본부장의 설명이다.
사실 고객은 자신의 일을 안진에 맡길 때 최상의 결과물을 내놓기를 원하지만 안진 내부에서 그 일을 누가 맡아서 진행하며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는 알 수가 없다.
안진에서 특정 업무의 수임을 누가 했는지에 관계없이 그 프로젝트에 가장 적합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고 있는 파트너나 팀에 일을 맡기는 것은 어쩌면 이러한 고객들에게 믿음으로 화답하고 있는 셈.
이 본부장은 "평소 구성원들에게 'Practice Ownership'을 강조하는데 이는 고객의 문제를 우리 문제처럼 받아 들여 주인의식을 갖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라는 것"이라며 "안진이 최종 솔루션에 공을 들이는 데는 고객의 일을 내일처럼 해결하기 위한 열과 성의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 자율과 팀플레이의 중심추는 '고객'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 성장률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글로벌 택스시장의 성장률도 답보상태에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지난해 초 5개년 중기 성장계획을 내놓으며, 매년 20%대의 공격적인 성장을 이루겠다고 호언했을 때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이 본부장에 따르면 안진은 이번 사업연도(2010.6~2011.5)에 이 같은 시장의 전망을 무색케 하며, 목표치에 근접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과연 안진이 한층 치열해진 자문시장에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시장의 흐름을 넘어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업계에서는 안진이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자율문화 속에 팀플레이를 꽃 피운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자율 문화가 큰 뿌리를 내리고 있는 안진에서 팀플레이가 꽃을 피웠다는 것은 일종의 아이러니다.
그만큼 '자율'과 '팀플레이'는 배치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 둘이 조화를 이뤄 하나의 조직문화로 꽃 피울 수 있도록 한 리더십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 본부장은 "세무자문 업무는 제조업체에서 매뉴얼을 통해 동일하게 만들어 내는 제품과는 다르다"며 "고객들에게 고품질의 자문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지식과 경험, 자율적이고도 창의적인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조직 구성원들의 창의적인 판단을 이끌어 내기 위해 다양성을 존중하고 구성원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자율문화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그는 "고객들은 틀에 박힌 자문보다는 창의적인 대안을 요구하며, 그 해법에 법인 전체의 역량이 묻어 나길 원한다"며 "이를 위해 세무자문본부 내 모든 사람들이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 일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전문가 집단에서 자부심이 대단한 이들에 대해 자율을 강조하다보면 조직적인 시너지가 필요한 팀플레이는 요원해 질 수 있을 터.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모두 2등이 되기를 싫어하는 최고의 전문가들이다. 이들을 하나로 묶어서 세무자문본부나 팀별로 조직적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공통된 목표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고객'"이라며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에게 부여된 자율에도 고객에 대한 책임이 부여돼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담당하는 고객에게 최고의 팀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 만족을 주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 최고의 인적 포트폴리오-빈틈 없는 문제해결 능력
이 본부장이 세무자문본부의 장점으로 강조하는 또 하나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빈틈이 없다고 평가되는 최고의 인적 포트폴리오다.
안진에는 한국회계사, 외국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변호사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고루 포진돼 있으며, 이에 더해 국세청·조세심판원·재정부 세제실·법원 등을 거친 막강한 위용의 택스 어드바이저들이 있다는 것.
장춘 부회장(前 중부지방국세청장)을 비롯해 한정기 상임고문(前 국세심판원장), 김갑순 부회장(前 서울지방국세청장), 이진학 부회장(前 대구지방국세청장), 편호범 부회장(前 감사위원) 등 오랫동안 조세분야에서 경륜과 식견을 다져온 택스 어드바이저의 존재는 타 법인의 부러움이 사고 있다.
특히 세법을 만드는 세제실, 세법을 집행하는 국세청, 억울한 납세자를 구제하는 조세심판원을 비롯해 감사원, 행정안전부, 청와대, 관세청 등 세무분야의 다양한 영역을 커버할 수 있는 상당한 수준의 전문가 집단이 포진돼 있다는 것도 대단한 강점이다.
이 본부장은 "조세·회계 분야의 모든 영역을 커버할 수 있는 인적 포트폴리오를 빈틈 없이 구성한 곳은 안진이 유일할 것"이라며 "택스와 관련해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글로벌 리소스를 활용해 국제 이슈에도 완벽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 인재들이 일하고 싶고 들어가고 싶은 안진, 꼭 만들 것
이 본부장은 안진 세무자문본부의 글로벌 핵심 전략으로 'As One'(하나로)을 꼽았다.
포춘지 상위 500대 기업의 80%에 컨설팅 등 종합서비스를 하고 있는 딜로이트는 지난해 매출 1위로 명실공히 글로벌 'NO1'이 됐다.
이에 한국의 안진회계법인을 포함해 전 세계 약 140개국에 소재하는 200여개의 딜로이트 멤버펌들은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As One'을 모토로 하나의 조직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이를 위해 안진은 KSG(Korean Service Group)를 각국에 둬 세계 각지에서 고충을 겪는 한국 기업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총 50여명으로 구성된 KSG는 미국, 중국, 베트남, 싱가폴, 영국, 네델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일본 등에 파견돼 현지에 있는 딜로이트 전문가들과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한 최상의 지원을 펼치고 있다.
또 국제적으로 중요한 세무사항이나 공통쟁점들에 대해선 주기적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가동, 정보공유와 긴밀한 업무협의를 통해 언제라도 고객들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딜로이트가 홍콩에 아태지역 국제조세 통합지원센터까지 발족, 미주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 등 15개국에서 파견된 21명의 파트너급 조세전문가를 포진시킨 것도 세계 어느 지역에서라도 세금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을 위해 신속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것.
이처럼 글로벌 1위에 오른 딜로이트의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리소스와 시스템,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올해 제2의 도약을 꿈꾸는 안진에 있어서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이 본부장은 "매년 20% 성장을 목표로 한 안진의 중기 성장계획을 성공적으로 수행, 글로벌 Tier 1 그룹의 위상을 확고히 다져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안진을 인재들이 언제나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 들어가고 싶은 회사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모든 파트너들의 공통된 목표"라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현재 안진을 향한 고객들의 사랑은 곧 고객들을 위한 안진의 진심이 통했다는 의미"라며 "안진 세무자문본부의 진화는 아직도 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명품세무팀으로서 '진화의 마침표'를 찍었을 때의 안진 모습이 자못 기대되는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