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통과 후 당장 시행하자는 것이 공정위 입장"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21일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지난 20일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잠정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공정위 기자실을 사전 예고없이 방문, 이 같은 잠정합의 내용을 소개했다.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난 2008년부터 법사위에 계류중인 법안으로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 허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아울러 기업의 금융부분 규모가 클 경우 중간금융지주회사 의무화하고, 증손회사 지분율 요건도 100%에서 20%(비상장회사 40%)로 완화, 지주회사 행위제한 유예기간을 종전의 '2+2년'에서 '3+2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어제 오후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 2소위에서 4월 임시국회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로 결정했다"며 “박영선 의원, 주성영 의원, 정재찬 공정위 부위원장 등 3인이 오는 28, 29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 전까지 법 시행시기를 조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8년 입법예고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난해 4월 정무위를 통과한 뒤 1년만에 이번 임시국회를 통해 처리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그러나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지회사를 갖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는 현행 법규정 상 순환출자구조를 가진 특정 대기업에 대한 특혜를 주기 위한 법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 법이 통과 되도 시행시기는 올해 7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통상 유예기간을 두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며 "정부입장은 시행령 제정에 필요한 일부 조항을 제외하고는 즉시 시행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칫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이번 법 개정안의 핵심은 대기업집단, 즉 재벌을 대상으로 하는 법"이라며 "현재 시행시기를 언제로 하느냐에 따라 4년 유예기간에 있는 대기업 집단이 20개나 된다. 3년 전부터 공정위가 이 정책을 하겠다고 내세워 20여개나 된다"며 재벌 봐주기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시행시기에 따라 법위반이 걸리는 기업에 대해 처벌하겠다"며 법 위반 기업에 대한 처벌 의지를 밝혔다.
그는 또 법 시행이 늦어져 유예 기간이 지나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는 기업들의 제재와 관련해선 "통과되는 법의 내용에 따라서 구체적인 제재수위를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공정위 9인 전원회의에서 제재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만약 법 시행시기가 늦어질 경우, 일반지주회사로서 금융자회사를 갖고 있는 SK 등의 대기업들은 어떤 식의 형태로든 제재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법개정은 2008년부터 3년여에 걸쳐서 진행됐고, 재벌소유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을 핵심내용으로 하고 있다"며 "언론과 학계, 법조계 등에서도 신속히 법개정을 완료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