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차입금 급증·대한통운 인수 겹쳐 '삼중고'
포스코(대표 정준양)가 국내 최대 철강회사에서 종합소재기업으로 체질개선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실적악화와 차입금 급증, 대한통운 인수문제까지 겹쳐 '삼중고'에 빠졌다.
오는 22일 발표할 예정인 1분기 실적이 예상치보다 훨씬 밑돌 것으로 전망돼 포스코의 공격적인 사업확장에 제동이 걸릴 위기에 놓였다.
1분기 매출액은 9조7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9748억원으로 32.6% 급감했다.
포스코가 22일부터 열연강판·냉연강판 등 주요제품에 대해 14~18%까지 가격 인상을 결정했지만 원재료 가격 인상폭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올해 초 철강의 주요 원자재인 석탄은 연초대비 50%, 철강석은 20~30%정도 인상된 상태"라며 "이번 제품가격 인상은 원재료 가격 인상폭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 매출 늘었지만 매출원가율 상승으로 영업이익률 '급감' = 포스코의 실적 악화는 2008년 이후부터 시작됐다.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매출액 대비 제품원가율이 2008년에 74%에서 2009년 84%, 2010년엔 80%로 지난해 원가율이 2009년에 비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2008년보다 6%나 증가했다.
매출원가율의 상승은 영업이익률의 하락으로 이어져 2008년 21%였던 영업이익률이 2009년에는 12%로 급격히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15% 수준에 머물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매출원가 부분"이라며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이 20%대에서 10%대로 떨어진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포스코 관계자도 "지난해 3/4분기까지 영업이익률이 10%후반~20%초반이었지만 원자재 가격의 지속적 상승으로 인해 4/4분기 영업이익률이 7%대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 지난해 단기차입금 260% 증가, 유동성장기부채 무려 1670배 = 실적악화와 더불어 지난해 급증한 단기성 차입금도 문제다. 포스코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환 예정인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내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가 2009년에 비해 급격히 늘어나 2009년 4310억원에서 2010년 1조1191억원으로 260% 증가했으며 유동성 장기부채도 2009년 10억여원에서 2010년 1조7797억원으로 무려 1670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장기차입금도 크게 늘어나 2009년 811억에서 지난해 4678억으로 577% 증가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해 설비 및 각종 해외 투자와 제철소 운영자금·원재료 구매 등으로 9조4000억원이 투입됐다"며 "최근 중국 철강업체의 약진 및 일본 철강회사들의 합병을 통해 업계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한 상황으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어 "올해 총 5조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라며 "조달된 자금은 광산개발투자 및 채무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대한통운 인수자금 충분할까?…운영자금은 회사채 발행해 충당(?) = 포스코는 현재 CJ·롯데그룹과 함께 대한통운 예비입찰자로 선정돼 있다.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방식과 동일하게 M&A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의 M&A방식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으로 우선적으로 기업을 인수하고 필요한 운영자금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충당하는 형식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물류기업인 대한통운 인수는 포스코의 물류비 절감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인수자금 3조4000억원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으로 조달했다"며 "설비투자 및 기타 운영자금은 회사채를 발행해 충당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한통운 인수자금은 지난해와 같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으로 충분히 준비해 놓은 상태"라며 "기타 설비투자 및 운영자금·원재료 구입자금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