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책 조항 구체화되고 인사 등에 반영 안 돼
中企 전담 신용정보회사 키우고 대출 활성화
창업·중소기업의 금융 환경 혁신을 위한 두 번째 방안으로 금융위원회가 '중소기업 대출심사 개혁대책'을 마련했다.
28일 김석동 금융위원장(사진)은 기자 간담회를 열고, "앞서 발표된 '연대보증 및 재기지원 제도 개선'에 이어 '중소기업 대출 시 면책 강화'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의 주요 내용에는 ▲중소기업 대출 부실에 따른 은행권의 면책 강화를 비롯해 ▲중소기업 대출 담보물의 평가 관행 개선 ▲중소기업 전담 신용정보회사 육성 ▲중소기업 통합 금융정보 시스템 구축 등이 담겨 있다.
□ 면책제도 있어도 실효성 거의 없어…현실적인 방안 만들어야 = 현재 대부분의 창업·중소기업들은 은행 대출 등 간접 금융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는 은행권이 매출액, 담보물 등 외형적 기준만을 고려해 대출 심사를 하기 때문인데 이번 대책이 시행되면 기술력, 성장성이 있는 기업들도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금융위는 보고 있다.
금융위가 IBK경제연구소에 의뢰해 은행권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 대출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사후 연체 등 부실 발생에 따른 대출 담당자의 책임이 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은행의 임직원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중소기업 대출을 해도 면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대출 담당자들은 부실 위험에 따른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면책 제도의 내용이 모호하거나 불투명해 면책 대상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논란이 발생할 수 있고, 면책을 받았어도 인사고과 평가 시 다시 책임 사실이 반영되는 관행이 있어 왔다.
따라서 까다로운 은행권의 면책 조건이 완화되고, 추상적인 요건들은 구체화되며, 은행 간 서로 다른 내용 역시 일관성 있게 통합될 예정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대출 담당자가 중소기업 대출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 현실적으로 작동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당하게 취급된 대출이라면 담당 직원의 평가, 인사 시 반영되지 않도록 해 면책 효과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중소기업 정보 취약해 은행권은 대출 꺼려 = 2005년 중소기업의 신용정보를 평가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기업데이터(KED)의 규모가 커지고, 은행권에 제공되는 정보의 범위도 확대된다.
신용·기술보증기금 등 정부기관이 아닌 KED는 그동안 중소기업의 신용정보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고, 은행권도 이를 수집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불편함이 해소되고, 은행권이 KED로부터 중소기업 신용정보를 손쉽게 얻어 신용대출이 늘어날 수 있도록 정부가 유도할 방침이다.
은행권이 자체적으로 내부 평가를 하되, 대출자가 원하는 경우 KED 등 외부 평가를 받을 수 있고, 신용·기술보증기금과 거래하지 않는 기업이라도 정보 교류가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석동 위원장은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KED를 직접 분리해 자회사로 설립한 바 있다.
한편, 한국정책금융공사는 인터넷 '기업금융 나들목' 홈페이지에서 창업·중소기업에 필요한 금융세제, 기업공개(IPO), 해외진출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