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인 비용지표 등 지분율 규제 도입 반대
재계는 내년 7월 증권관련 집단소송제 시행에 맞춰 현행 출자총액규제를 원칙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며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예외규정을 줄이는 등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또 출자총액규제의 새로운 기준으로 검토중인 대리인비용 지표에 대해서는 규제를 위한 규제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성)는 29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제출한 '출자총액규제의 문제점과 개편방향' 건의서를 통해 ▲위헌소지와 국내기업 역차별의 문제 ▲집단소송제 도입으로 인한 시장여건의 변화 ▲2만불시대 달성을 위한 기업투자 확대의 필요성 등 3가지 이유를 제시하며 출자총액규제를 더 이상 존속시킬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상의는 건의서를 통해 "출자는 기업경영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이므로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제한한다는 것은 위헌 가능성이 크다"며 "더욱이 세계 어느 나라도 시행하지 않고 있는 제도를 우리 기업에만 적용한다는 것은 명백한 역차별"이라고 지적했다.
또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정부의 감독은 물론이고 시장에 의해 철저히 감시를 받고 시장에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다"며 "비생산적인 출자 등 불합리한 경영관행에 대한 책임추궁은 시장의 감시시스템에 맡겨도 충분하며 정부의 사전적인 규제는 기업에 부담을 주게 된다"고 주장했다.
상의는 이와 함께 "출자총액제한제 강화는 기업의 신규사업진출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으로 금리인하 등의 성장중시정책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또 대기업 오너가 적은 지분율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리인비용 지표'의 도입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상의가 건의서를 통해 "주력회사의 CEO가 계열회사를 지배하는 것은 당연할 뿐만 아니라 계열회사의 지분율이 없거나 낮다고 해서 계열회사의 경영에 관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주력기업의 타법인 출자자체를 봉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또 "새로운 규제로 발생될 낮은 지분율 논란은 기업인을 부도덕하게 바라보는 반기업정서를 부추겨 기업인의 의욕을 크게 저하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출자총액규제를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대신 지배력을 남용하거나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등 공정거래법을 심히 위반했을 경우에 국한해 벌칙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상의 관계자는 "경기활성화와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위해 정부가 새로운 지원책을 만들어서라도 투자를 유도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리인비용지표와 같은 새로운 규제를 도입할 일이 아니며, 오히려 출자총액규제의 폐지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