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안정적 운영 가능, 내년은…"누구도 장담 못해"
무상보육 사업이 재원 부족으로 중단될 위기에 놓이면서 논란의 초점이 '무상복지' 자체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무상보육정책은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올 3월부터 0~2세 유아의 어린이집 보육료를 전면 지원해온 사업이다.
맞벌이부모들은 20만원 안팎의 어린이집 비용 부담을 덜게 돼 크게 반겼지만, 재정 감당이 어려운 지자체들은 시행 처음부터 반대하고 나섰고, 보육 수요를 제대로 계산하지 못한 결과 '부자구'로 알려진 서초구에서 '시행 중단'을 선언했다.
기획재정부는 "재벌가 손자들까지 보육료를 지원할 수 없다"며 0~2세 보육지원에 대해 선별적 복지로의 회귀를 선언했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이를 두고 "정부 정책을 몇 달만에 되돌리는 것은 신뢰의 문제이며,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며 반대에 나섰다.
이에 따라 정치권이 재원 조달 등 준비없이 밀어붙이는 복지가 오히려 부작용만 낳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면서, 무상급식을 비롯한 다른 복지 정책들의 재원 상황에 대한 궁금증도 강화되고 있다.
■ 준비된 무상급식, 올해는 '안전' = 무상급식은 교육청별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에 따라 상황이 다르다. 그러나 무상급식의 재원 마련 상황은 현재까지 양호한 편이다.
지난해 11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보궐선거에 당선된 후 가장 먼저 무상급식사업을 추진했던 서울시는, 올해 예산 2870억원 중 서울시교육청이 절반인 1435억원을, 서울시와 자치구가 30%, 20%를 각각 부담하며 무상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 학교들의 무상급식을 주관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계획했던 초등학교 전 학년과 중학교 1학년생까지의 무상급식 지원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의 무상급식 담당자는 "올해 예산 확보는 지난해 편성된 예산으로 안정적으로 이뤄졌으나, 주 5일제 수업으로 연간 수업일수가 늘어난 부분에 대해 내주 중으로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의 무상급식 재정 담당자 또한 "연초에 세웠던 계획대로 예산을 확보해 지출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자치구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하반기 무상급식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다른 지자체의 경우도 비슷한 상황이다. 제주도교육청의 경우도 올해 시 지역의 중학교 3학년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기로 한 당초 계획을 진행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내년도 무상급식 확대, 누구도 장담 못해 = 문제는 내년도 예산 확보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에는 중학교 2학년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할 계획이다. 확대분의 예산 확보는 올 8월에 세울 본예산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교육청의 경우도 현재 시지역의 중학교 3학년에게 실시하고 있는 무상급식을 2014년까지 전체 중학생에게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이 필요한 만큼 확보될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교육감의 의지는 확고하지만, 주변 교육청 예산과 시와 지자체의 재정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다양한 변수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무상급식은 시·도교육청에서 자발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시간을 갖고 예산을 마련해 왔기 때문에, 무상보육처럼 갑자기 지원이 끊길 위험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복지 정책이 지금처럼 갈팡질팡하지 않고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추진되려면, 각 주체들간의 소통과 준비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