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의 운용요건이 대폭 완화된다.
지난해 정부가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국내에도 헤지펀드 개발 등이 허용됐지만, 유럽위기와 금융시장 침체로 헤지펀드가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할 것을 우려해서다.
29일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은 오는 11월부터 금융투자업 규정을 변경하고, 수탁고와 자기자본 진입요건을 완화한다고 밝혔다.
개정규정에 따르면, 금융투자회사가 헤지펀드를 운영하려면 맞춰야 하는 수탁고와 자기자본 기준이 최소 절반으로 줄거나 폐지된다.
종합자산운용사의 수탁고 요건은 10조원 이상에서 아예 폐지되고, 증권자산운용사는 1조원으로 정해진다. 증권회사와 투자자문사는 각각 1조원 이상→5000억원 이상(자기자본), 5000억원 이상→2500억원 이상(수탁고)으로 줄어든다.
헤지펀드는 소수의 투자자가 거액자금을 모아, 비교적 규제를 받지 않고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기자본으로, 2008년 금융위기 탓에 세계적으로 시장이 침체된 바 있다.
국내에서 헤지펀드가 출범한지 7개월이 지났지만, 규제의 수위가 높은 탓에 성장이 더뎌지고 있는 상황.
특히, 운용초기 단계인 만큼 공매도(주가하락이 예상될 때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매도하는 단기투자기법)나 금전차입 등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헤지펀드시장은 지난해 12월 1490억원(12개 회사) 규모로 출범한 뒤 7179억원(19개 회사)으로 5배 정도 증가했다. 개인투자자는 700억원(110명)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으로 금융위는 프라임브로커(헤지펀드 자금모집, 운용자금대출, 주식매매위탁 등을 하는 회사), 증권대차, 전문 인력 육성 등 헤지펀드관련 인프라를 정비할 방침이다.
또 57명 수준인 헤지펀드 운용인력의 교육과정을 만들고, 운용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한편, 금융위는 투자은행(IB) 육성 등의 내용이 담긴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19대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김정각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헤지펀드 본래의 창의와 혁신이 제고되도록 능력 있는 운용자의 진입을 촉진할 계획이다"고 시행배경을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