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새누리당 현기완 전 의원 서울 양천구 신정동 자택에서 검찰이 압수품을 들고 차량에 오르고 있다.(사진 = 김용진 기자)
현기환 자택압수수색…현영희 차명 '친박' 후원
새누리당이 '4.11총선 공천 헌금' 검찰수사에서 새로운 의혹들이 확산되면서 또 다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고 있다.
현기환 전 의원이 3억원 전달자로 지목된 조기문 전 부산시당 홍보위원장과 지난 3월 15일 통화한 사실이 밝혀진데 이어, 현영희 의원이 공천 당시 '친박' 중진의원들에게 차명으로 후원금을 냈다고 진술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당 지도부는 내일(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습책을 집중 논의한다.
부산지검 공안부는 8일 오전 현기환 전 의원의 부산 사하구 괴정동 자택과 서울 양천구 신정동 자택을 동시에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수거했다. 검찰은 앞서 현 전 의원과 공천헌금 3억원 전달자로 지목된 조기문씨가 지난 3월 15일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압수수색을 벌인 것.
현 전 의원은 4.11 총선 전인 지난 3월 15일 현영희 의원으로부터 비례대표 공천 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현 의원의 비서 정동근씨가 조기문씨에게 3억원을 전달했고, 조씨를 통해 전달 받았다는 내용이다.
중앙선관위에 이와 같은 내용을 최초 제보한 정씨는 조씨가 현 전 의원에게 현 의원으로부터 3억원을 받았음을 의미하는 문자를 보냈고, 현 전 의원이 "알았다"고 답장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현 전 의원은 당일 조씨와 전화통화를 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또한,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현영희 의원이 현 전 의원 외에 또 다른 '친박' 중진급 의원에게 300만∼5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현 의원은 검찰에서 정씨가 '친박 실세들에게 후원금을 내야 한다'며 돈을 요구했고, 이에 일부 친박계 인사들을 차명으로 후원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일부 언론은 이들 인사가 친박계 핵심으로 현재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이정현 전 의원과 현경대 전 의원이라고 보도했지만 이들 의원들은 전면부인하고 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이 진행된 3월말까지의 후원자들을 차명, 혹은 제가 모르는 사람까지도 확인했지만 의심되는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현영희 의원이 후원금을 보냈다는 얘기 자체를 들은 적이 없을 뿐 아니라, 단 한 차례도 그 분과 통화해본 적도 없다"며 "황당하고 경악스럽다"고 말했다.
현경대 전 의원 역시 "정말 현영희 의원 쪽에서 후원금을 나의 후원계좌로 보냈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며 "몇 백명 후원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서 따져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으로 문제가 되거나 도덕적, 윤리적이라도 비난받을 일이면 감수하겠지만 차명으로 보내니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