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자유화 신장·곡물가격 안정' 촉구
러시아, 중국, 베트남 양자회담 통해 협력 강화
이명박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두 번째 순방지인 그린란드로 이동한다.
이 대통령은 세계 경제위기를 맞아 '무역투자 자유화 및 지역경제통합 증진'을 주제로 열린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회의 기조에 맞춰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경향을 자제하고 무역자유화를 신장시킬 것"을 주장했다.
정상회의 이틀 째에는 "기후변화로 작황이 줄어들고 있어 치솟고 있는 곡물 가격 안정을 위해 국제적 협력을 촉구한다"는 '선도발언'을 했다.
이번 회의에서 참석한 정상들은 태양광 패널과 풍력발전 장비, 쓰레기 소각 장비 등 54개 친환경 상품에 2015년까지 5% 이하의 관세를 적용키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APEC에서 만난 해외 정상들과도 양자회담 등을 통해 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남한-북한-러시아를 잇는 가스관․철도 사업 등 극동 시베리아 개발이 양국간 경제협력에 긴요할 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 했다.
푸틴 대통령은 수산물 가공시설에 대한 한국의 투자를 요청하면서 태평양 지역에 4만 톤으로 제한된 명태 등 수산물 어획량의 확대를 검토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양측은 최근 일본과의 영토분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는 '풀 어사이드 미팅(pull aside meeting)'을 통해 5분간 '비공식 회동'을 했다.
APEC회의 1차 세션 전 회의장에 입장하면서 만난 두 사람은 포옹을 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고, 윈난성 지진과 관련 "빨리 복구됐으면 한다"는 위로를 주고 받았다.
이 대통령은 9일에는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부 장관을 접견했다.
이 대통령과 상 주석은 지난 3일 시작된 한·베트남 FTA 협상이 조속히 타결될 수 있도록 상호 노력하고, 원자력·방위산업·녹색성장 등의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또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올해 수교 20주년과 '한·베트남 우호의 해'를 맞아 다양한 협력사업으로 우호를 다지기로 했다.
클린턴 국무장관과도 면담을 갖고 최근 북한 정세와 이란 핵 문제를 논의하며, 긴밀한 한·미 공조를 기반으로 협력해 나갈 것을 합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