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부채규모 최초 500조 돌파할 듯
재정부 "자산매각, 원가절감 등 자구책 추진"
일부 공기업 요금인상 등 검토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인 대형 공공기관들의 부채 수준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만 해도 2010년보다 61조원이나 부채가 증가했고, 부채 상승세가 이어져 내년에는 최초로 전체 부채규모가 5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됐다.
재정당국은 부채비율이 높은 기관들의 자산매각, 원가절감 등 자구책을 추진해 부채비율을 낮추는 자구책을 독려하는 한편, 올해부터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 상태 등을 매년 국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인 41개 기관의 부채규모는 총 444조원으로 전년(384조원)보다 61조원(15.8%)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저축은행 사태에 따른 손실보전으로 부채가 확대된 예금보험공사와 전기료 문제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의 손실분이 커서 전체적으로 9조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분야별로 LH(토지주택공사), 수자원공사, 철도공사 등 SOC 분야 공기업 부채가 203조원으로 전체 부채 중 절반 가까이인 45.7%를 차지했고, 이어 한국전력 등 에너지분야(141조6000억원),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분야(14조9000억원) 등이 각각 31.9%, 13.6%의 비율을 나타냈다.
정부는 우선 부채비율이 400%대로 가장 심각한 수준인 LH 공사의 임대료채권, 토지매출채권 등을 대상으로 ABS(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해 현금 유동성을 높이고, 토지신탁 등 자회사 및 토지공사, 주택공사 통합에 따른 중복사옥 매각 등을 추진키로 했다.
또 도로공사의 경우 도로건설 투자규모를 축소(3조3000억원→2조5000억원)하고 적자 고속도로 영업소 무인화 등을 통해 경상경비를 축소하는 한편 고속도로 휴게시설 활용, 도로시설물 광고사업 등 신규 수익사업도 발굴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국전력공사, 석유공사, 광물공사, 가스공사 등 에너지 분야 공기업들의 경우 출자지분 및 수익성이 낮은 투자지분 등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울러 저축은행 사태에 따른 예금자 손실보전으로 부채규모가 급증한 예금보험공사는 저축은행 SPC 명의 자산에 대한 적극적인 채권보전조치를 통해 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정부는 특히 일부 공기업들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총괄원가가 회수되는 수준에서 요금을 올리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하지만 최근 전기료 등이 인상된 상황에서 적자보전을 위한 추가요금 인상시 반대여론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이와 같은 재무건전성 계획이 예정되로 추진될 경우 2016년까지 공공기관 부채비율을 209.5%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는 2011년(207.1%) 수준을 회복하는데 불과하다.
실제로 재정부가 41개 공공기관의 향후 5년 동안의 자산·부채규모를 분석한 결과, 부채규모는 2011년 444조4000억원, 2012년 485조4000억원, 2013년 532조3000억원, 2014년 561조원, 2015년 575조9000억원, 2016년 588조600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부채비율은 내년 234.4%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 228.5%, 2015년 219.1%, 2016년 209.5% 등으로 점차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재정부는 "자구노력 등 재무관리방안을 시행할 경우 41개 공공기관의 부채비율은 2013년까지 상승하지만 2014년까지 하락세로 전환돼 2016년에는 2011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