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한의원․유흥업소 업주 등 173명 '타깃'
고리대금업자, '저질' 재료 쓴 폐백업체 등도 포함
국세청, "모든 수단 동원…탈루소득 끝까지 추적"
고객으로부터 현금결재를 받은 뒤 스리슬쩍, 호주머니에 찔러 넣고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악덕 사업자 173명에 대한 국세청의 전격적인 세무조사가 시작됐다. 국세청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 이들이 탈루한 소득을 찾아내 응분의 세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김형환 국세청 조사2과장(사진)은 26일 "소비자들에게 발행해 줘야 하는 현금영수증을 발행하지 않거나 현금수입 탈루혐의가 큰 고소득 자영업자 및 민생침해 사업자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대상에는 성형외과와 협진 형태로 운영하면서 양악수술 및 안면윤곽수술 수입을 현금으로 받아 차명계좌로 관리하는 방법으로 소득을 탈루한 치과, 특정질환 전문 의원임을 홍보해 환자를 꾀어, 비보험 수입을 친인척 명의 차명계좌로 은닉한 한의원 등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종업원 명의로 여러 개의 업체를 운영하면서 술값을 현금으로 받은 뒤 세무당국에 소득신고를 하지 않은 유흥업소 업주,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유치해 밥값을 현금으로 받아 챙기고 과세당국 몰래 숨긴 유명 음식점도 포함됐다.
이들만 세무조사 대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이 아니다.
불법 채권추심행위를 일삼아 서민들을 괴롭히고 고리를 뜯어내 모은 재산을 숨겨둔 채 세금 한 푼 내지 않은 악덕 사채업자, 올해 초 부가세 면제 혜택이 주어졌음에도 가격 인하는 커명 산모들의 호주머니에서 현금을 빼낸 후 신고누락한 산후조리원도 포함됐다.
또한 저질 식재료로 만든 폐백·이바지 음식을 고급 제품인양 속여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벌어들인 소득은 신고하지 않은 폐백·이바지 업체,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에게 각종 비용을 과다하게 수탈한 뒤 소득은 숨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등도 포함됐다.
국세청은 이들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 본인은 물론 관련인 등의 탈세행위에 대해서도 엄정 검증할 방침이다. 금융거래 추적조사 및 거래상대방 확인조사 등 수단을 동원해 탈루소득을 끝까지 찾아 세금으로 환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사업자에 대해서는 더욱 철저히 검증, 탈루세금 추징은 물론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위반 과태료도 함께 부과한다는 설명이다.
김 과장은 "조사 결과 탈세를 목적으로 차명계좌를 이용하는 등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세금을 포탈한 사실이 확인되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소득을 탈루하는 고소득 자영업자, 민생침해 사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세청은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제도(2010년 4월 시행)'에도 불구하고 현금영수증을 발행하지 않은 사업자 148명을 올해 상반기 고소득 자영업자 기획세무조사 과정에서 찾아내 287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제도
=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 사업자(변호사·회계사·세무사 등 사업서비스업, 치과·피부과 등 보건업, 학원·골프장 등 기타업종)가 30만원 이상 재화 및 용역을 공급하는 경우 소비자가 현금영수증 발행을 요청하지 않더라도 의무적으로 현금영수증을 발행하는 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