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PC 제조업체인 휴렛패커드가 거대 회계부정 스캔들로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피인수사측의 전(前) 최고경영자는 부적절한 회계를 단행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어 관심이다.
HP는 지난 20일 작년에 100억달러를 들여 인수한 영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토노미의 회계부정으로 88억달러 가량의 손실을 입은 사실을 밝혔다.
휘트먼 HP 최고경영자는 "오토노미측이 아직 판매가 이뤄지지 않은 기재 및 장비를 무려 2억달러 이상 라이센스 매출로 잡는 등 거대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며 "HP가 손실 처리한 88억달러 가운데 50억 달러는 오토노미의 회계처리 방식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22일(현지시간) 마이클 린치 오토노미 전(前) 최고 경영자는 주요외신을 통해 "회계 이슈에 있어 논쟁이 될 만한 부분이 있을지는 모르나 회계부정을 저지른 일은 없다"며 "모두 합법적인 회계절차에 따라 매출 인식 처리 됐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마이클 린치 전 최고경영자는 당시 오토노미가 소프트웨어 제품을 판매할 시 장비를 할인해 묶음으로 함께 나가는 경우가 많았고 특히 주요 고객인 은행들은 매 분기마다 소프트웨어를 구입할 때 장비도 함께 주문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이를 모두 매출로 잡았다는 것이다.
그는 "HP가 오토노미를 인수하기 전에 딜로이트와 KPGM을 잇따라 동원해 실사를 했고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는데 이제 와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인수합병 실사를 담당했던 업체인 딜로이트 관계자는 "부적절한 회계 방법을 사용했거나 허위 사실을 표기한 내용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오토노미는 HP가 거론하고 있는 회계 내용을 조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HP가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특히 주요 사업부문에서 매출이 크게 감소하는 것에 대한 책임을 피 인수사측의 탓으로 돌리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벤쳐 사업가로 알려진 마이클 린치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고 있다. HP는 오토노미의 회계 부정에 대해 미국과 영국 금융당국에 조사와 수사를 의뢰했으며, 소송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