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개인탈세를 전문으로 돕기 위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설팅사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관계 당국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현지시간으로 25일 영국 국영방송 BBC는 가디언,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the 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 ICIJ)와 합작으로 취재한 결과 불법탈세를 전문으로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법인들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국내 및 해외 조세피난처에 유령법인을 여러 개 설립해 영국 부호들이 이들 조직을 절묘하게 이용해 세금을 피할 수 있도록 자문을 제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BBC의 한 기자는 '터너리틀(Turner Little)'이라는 탈세 자문사를 방문, 사업가 행세를 하며 6백만파운드 규모의 자금을 스위스은행에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세금을 물지 않고 빼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터너리틀 관계자는 "당장 조세피난처인 중남미의 벨리즈에 위치해 있는 한 재단으로 돈을 이체하면 된다"며 "이 재단은 선임이사가 표면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선임이사는 명의만 빌려줄 뿐이지 실질적인 모든 운영 및 관리는 우리가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재단과 관련한 서류 결재를 위해 이사장 인감은 우리가 모두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 비밀이 새어나갈 통로가 없다"며 "세무당국에 발각되는 일은 복권에 당첨되는 확률 만큼 낮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BBC에 따르면 터너리틀은 이와 비슷한 유형으로 현재 1만건에 달하는 탈세관련 자문을 수행했다.
화이트 칼라 전담 범죄반을 맡고 있는 조나단 피셔 수사관은 "이 같은 유령회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탈세를 유도하는 현상이 지속된다면 향후 더 심각한 유형의 범죄들이 기승을 부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영국에서는 해마다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탈세 규모가 40억파운드를 육박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차원에서의 종합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