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의 월급', 연말정산 시즌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직장을 다니며 월급을 받는 근로자들은 매달 일정액의 근로소득세가 차감 된 월급명세서를 받게 된다. 하지만 근로자들의 월급에서 매달 꼬박꼬박 빠져나간 근로소득세는 실제 근로자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확정된 세금이라 보기 어렵다.
매달 내는 근로소득세는 국가에서 미리 설정한 급여구간별 '근로소득 간이세액표'를 기준으로 원천징수의무자(회사)가 원천징수 한 금액이기 때문. 말 그대로 행정편의상 평균개념에 의해 '원천징수'된 것뿐이지, 실질적으로 부담해야 될 최종세액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대한민국 모든 근로자가 같은 근로소득세를 부담하지는 않는다.
야근수당 등 비과세소득을 비롯해 결혼여부, 부양가족 수, 연봉 실 수령액, 신용카드·현금영수증 사용금액 등 세법에 규정된 각종 소득공제 금액이 반영된 '실질 과세표준'은 똑같은 급여를 받더라도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근로자에게 성공적인 연말정산이란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새롭게 적용되는 제도를 챙겨보는 '관심'과 본인에게 어떤 소득공제 혜택이 적용되지는 점검하는 '꼼꼼함' 여부에 달려 있다.
귀찮더라도 꼼꼼히 소득공제 혜택여부를 따져 실질적인 소득세 과표를 낮추면, 결과적으로 돌아오는 소득세 환급액이 늘어난다. 반면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고 본인이 받을 수 있는 소득공제를 놓치면 오히려 세금을 더 내야 하는 불운으로 돌아오게 된다.
연말정산이 단지 어렵고 귀찮다는 생각을 버려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 달라진 소득공제, 꼼꼼히 챙기자 = 소득세 환급액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보다 정해진 소득공제를 하나라도 더 챙기는 일이다.
인적공제, 의료비, 교육비, 주거비, 기부금, 신용카드 등 매년 챙겨왔던 소득공제 항목 가운데 올해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항목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우선 무주택자들은 월세 소득공제가 확대된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부터 월세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소득기준이 총급여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오른다. 또한 배우자나 부양가족이 없는 단독 세대주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부양가족이 없어서 월세 부담액에 별도의 소득공제를 받지 못했던 미혼, 독신가구 등 사회 초년생 근로자들은 이 부분을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다.
또한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와 관련, 올해 직불카드나 전통시장 사용금액이 많았다면 소득공제를 더 받을 수 있다. 직불카드 소득공제율은 올해 30%로 작년보다 높아졌고, 전통시장에서 신용카드를 쓴 경우에는 30%의 우대공제율이 적용되며 공제한도도 100만원 추가된다.
주택비 소득공제 분야에선 올해부터 상환기한 15년 이상인 장기주택저당차입금 가운데 고정금리, 비거치식 상환방식에 대해 공제한도가 1500만원으로 늘어난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교육비 지출과 관련된 소득공제 제도도 일부 바뀐다. 작년까지 유학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고등학생, 대학생의 유학비용은 소득공제 대상이 아니었으나, 올해부터는 자격유무에 관계없이 소득공제 대상이 된다.
다만 취학 전 아동이나 초·중등학생들은 부양자 해외 동거기간 1년 이상 등 자격요건을 갖춰야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기부금 관련 소득공제도 일부 변경됐다. 올해부터 법정기부금단체에 기부한 금액의 이월공제 기간이 3년으로 연장된다.
이에 따라 올해 미처 공제 받지 못한 기부금도 내년, 내후년에 이월시킬 수 있다.
□ '과다공제' 유의…내년 1월15일 연말정산서비스 오픈 = 받아야 될 소득공제를 챙기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적용대상이 아닌 소득공제 혜택을 과도하게 신청하는 '과다공제'는 더더욱 피해야 한다.
추후 국세청 검증과정에서 과다공제가 적발될 경우, 세금환급액을 다시 반납해야 될 뿐만 아니라 일정액의 가산세까지 추가되는 불상사가 발생될 수 있다.
특히 국세청은 과다공제가 많은 직장은 직접 현장조사 대상으로 선정해 원천징수시스템 전반을 점검할 방침이다. 증빙자료를 속여 한 푼 더 돌려 받으려다 근로자나 회사 모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니 유의할 필요가 있다.
연말정산을 직접 준비하려는 납세자들은 내년 1월15일부터 오픈되는 국세청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에 주목해야 한다.
국세청은 이를 통해 각종 소득공제 증빙자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는 물론 원천징수의무자도 편리하게 연말정산 계산을 마칠 수 있도록 자동계산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를 통해 기존 증빙자료 외 신용카드, 현금영수증으로 구입한 교복구입비에 대해서도 증빙자료를 구할 수 있게 돼 근로자들이 '발품'을 좀 더 줄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교복구입비는 중·고등학생 1인당 연간 5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 된다.
기획취재팀 : 김진영 정책팀장, 유엄식·장은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