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개장일 환율ㆍ주가에 영향 가능성 커
"연말 협상 결렬시 환율 반짝 상승 가능성"
서울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이 주말 사이 미국 재정절벽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에 대한 내성이 생긴 상황에서 내년 1월 초 환율과 주가에 방향성을 제시할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재정절벽 협상 타결 여부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주말 사이 미국 정치권이 부분적으로라도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시장이 기대한 수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오면 내년 1월 환율과 주가가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협상 결렬시 환율 '반짝' 급등 가능성"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민주ㆍ공화 양당 지도부는 연말 휴가를 반납하고 막바지 협상에 힘을 쏟고 있다.
시장에서는 양측이 테이블에 올려놓은 구체적인 절충안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 `대타협'은 물건너 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말 사이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새해 첫 거래일인 1월2일에는 외환시장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신한은행 조재성 이코노미스트는 "주말 사이 합의가 안 되면 2일장에 일시적인 충격이 올 수 있다"며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정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하원이 휴일인 30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 계속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어서 1월 초에는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재정절벽 우려가 이미 환율에 반영된 상태라 양측이 1월 초 부분 타결에 이를 경우 외환시장이 받을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조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참여자들이 늦어도 연초에는 합의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며 "재정절벽이 현실화하면 일차적으로 공화당 책임론이 불거질 것이므로 공화당이 타협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리선물 변지영 연구원은 "(재정절벽 이슈가) 환율 상승세를 견인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하락 속도를 둔화시키는 수준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월 증시, 재정절벽 문제가 좌우"
외환시장에서는 재정절벽 이슈가 환율 하락 기조를 바꿀만한 원동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증권시장의 표정은 조금 다르다.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로 자금 유입이 증가했지만 올해 마지막 거래일까지 재정절벽 현안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1월 증시도 재정절벽 문제가 좌우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현대증권 이상재 연구원은 "내년 초 국내 증시 역시 재정절벽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서 "연말 막판 협상에서 미국 정치권이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1월 증시도 관망 기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타협 수준에도 관심이 쏠린다.
HMC투자증권 이영원 연구원은 "협상 상황을 감안하면 연내 감세안 연장과 재정지출 축소 문제가 일괄 타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며 "하지만 올해를 넘기더라도 현실적 혼란을 야기하지 않는 범위에서 합의 시한이 연장되면 최악의 위험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 정치권이 타협점을 찾더라도 주식시장에 큰 호재로 작용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교보증권 김형렬 연구원은 "극적인 재정감축 합의가 합의 시점에부터 호재라 말할 수는 없다"며 "합의 이후 경기여건과 향후 전망에 대한 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양증권 김지형 연구원은 "1월 중 일괄타결이 아닌 부분 타결은 추가적인 (증시)상승 동력보다는 재료노출의 개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신증권 오승훈 연구원은 "초읽기에 몰린 재정절벽 문제는 `임시방편 마련'이 최선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재정절벽 문제는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