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자물가 지수가 지난해에 비해 2.2% 상승하며, 지난 2006년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2월 소비자물가도 전년 동기 대비 1.4% 상승하는데 그쳤다.
정권 출범과 동시에 '7·4·7 공약'을 내세우며 물가 안정을 경제정책의 최우선으로 삼았던 MB 정부는 지난 5년 동안 연평균 3.34%의 물가상승률을 기록, 물가를 잡는데는 다소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2년 12월 및 연평균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지수가 지난해에 비해 2.2% 상승했다.
2.2%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006년(2.2%)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며, MB 정부 들어 가장 낮은 물가 상승폭이다.
MB 정부가 출범한 이후 소비자물가는 지난 2008년 4.7%, 2009년 2.8%, 2010년 3.0%, 2011년 4.0% 등을 기록하며 높은 수준의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물가 상승률이 2.2%에 머무르며 5년 평균 물가 상승률이 3.34%에 그쳤다.
다만 올해 물가 상승률이 다소 낮은 이유는 지난해 4%대를 기록한 물가 상승률의 기저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4.7%나 물가가 오른 지난 2008년의 이듬해인 2009년에도 2.8%의 낮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와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1.6% 가량 상승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서민생활과 밀접한 신선식품을 비롯해, 공공요금, 의료비, 교육비, 서비스요금 등은 물가상승률 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지난 8∼9월 한반도를 연이어 강타한 태풍 피해로 신선채소와 신선과실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신선채소의 경우 지난해보다 5.2%, 신선과실은 9.9%나 가격이 급등했다.
식료품의 가격 상승세도 가파랐다. 고춧가루는 무려 38.4%나 가격이 뛰었고 귤(27.7%↑), 쌀(9.6%), 우유(8.5%↑), 사과(10.6%↑), 갈치(14.6%↑), 딸기(13.9%↑), 라면(7.4%↑), 빵(4%↑) 등의 가격 상승폭이 컸다.
반면 돼지고기(13.6%↓), 쇠고기(2.2%↓), 고등어(10.5%↓), 명태(14.2%↓), 당근(16.1%↓), 무(13.6%↓) 등 일부 식품의 가격은 오히려 하락했다.
주류와 담배 가격도 다소 올랐다.
맥주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2%나 상승했고, 담배값도 수입산을 기준으로 4.5%나 뛰었다.
식품 외에도 주택, 수도, 전기 및 에너지 요금이 크게 올라 서민들의 부담은 더 커졌다. 전세는 5%, 월세는 2.8%나 지난해보다 가격이 뛰었다. 도시가스 요금과 전기요금도 각각 7.7%와 2.1%씩 상승했다.
휘발유 가격은 3.7%, 경유 가격은 4.1%나 올라 서민들의 유류비 부담을 높였다. 서민들의 발이 되는 시내버스와 전철 요금도 각각 9.2%와 11.5%씩 급등했다.
가계지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자녀 교육비도 올랐다. 초·중·고 학생 학원비는 초등학생 4.6%, 중학생 5.4%, 고등학생 6% 등으로 상승하며 사교육비 부담이 커졌다.
다만 5세 누리과정 등을 시행함에 따라 유치원 납입금은 8.8% 싸졌다. 대학등록금 안정화 정책에 따라 사립대학교와 국공립대학교 등록금도 각각 2.4%와 6.8%씩 하락했다.
의류 및 신발 가격도 상당히 비싸졌다. 운동복의 경우 8.7%, 남성정장은 7.5%, 아동복은 6.4%나 지난해에 비해 가격이 상승했다.
입원진료비도 3.1%나 오르며 물가 상승에 한 몫 했고, 치과진료비는 1.5% 오르는데 그쳤다.
개인서비스 요금의 경우도 미용료 4.8%, 목욕료 5.0% 등으로 오르며 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만 정부 정책에 따라 보육시설이용료는 27.9%, 각종 금융수수료는 22%나 하락했다.
한편 지역별 물가 상승률은 서울이 2.5%로 가장 높았고 부산·대구·충남 등이 2.4%로 뒤를 이었다. 제주도는 1.2%의 가장 낮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고, 경남(1.9%)과 경북·전남·충북·강원 등이 2.0%로 전국 평균 물가 상승률보다 낮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