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이명박 대통령이 최시중, 천신일 등 측근이 포함된 임기말 마지막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특별사면에 대해서는 여야, 국민, 박근혜 당선인까지 나서 반대했지만 이 대통령은 "투명하고 법과 원칙에 맞는 사면을 위해 처음으로 민간위원이 다수 포함된 사면심사위원회를 거쳤다"면서 강행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시간 사이에 두번이나 논평을 내고,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섰다"고 비판했으며, 새누리당은 "역풍만 초래하는 무리수", 민주통합당은 "이 대통령은 역사의 심판 받을 것"이라고 맹비난 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쌍용차 해법 및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한 이견으로 1월 임시국회가 무산된 가운데, 2월 임시국회도 지연 개원할 것으로 보인다.
2월 임시국회에서 새누리당은 정부조직법 개편안 및 산적한 민생법안 등을 처리해야 하고, 민주통합당은 2월 임시국회 마저 개원이 지연되면 국정발목 잡기로 보여 최대한 협조한다는 방침이지만 쌍용차 해법을 두고 서로 이견을 보여 국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 정가의 주요이슈를 정리했다.
◇ 李대통령 임기말 '특별사면' 강행…최시중·천신일·박희태 포함
29일 이명박 대통령이 여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및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측근들이 포함된 설 '특별사면'을 강행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투명하고 법과 원칙에 맞는 사면을 위해 진일보한 절차를 거쳤다"면서 사면안을 의결했다.
그는 "처음으로 민간위원이 다수 포함된 사면심사위원회를 거쳤다"면서 "우리 정부 출범시 사면권을 남용하지 않을 것이며, 권력형 비리에 대한 사면을 하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사면 명단에는 박희태·박관용 전 국회의장 2명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전 공직자가 포함됐다.
이외에 서갑원·서청원 전 의원 등 정치인 12명과 천신일 전 세중나모여행 회장 등 경제계 인사 14명 등도 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근혜 당선인 "대통령의 권한 넘어섰다" = 이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시간 동안 두번이나 논평을 내고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섰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먼저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인수위 기자회견장을 찾아 "부정부패와 비리 관련자들에 대해 특별사면을 강행한 것은 국민적 지탄을 받을 것"이라며 "이 모든 책임은 이 대통령이 져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도 삼청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박 당선인은 이번 특별사면에 부정부패자와 비리사범이 포함된 것에 대해 큰 우려를 표했다"면서 "특별사면 조치는 국민들의 여론을 무시한 것으로 국민적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역풍만 초래하는 무리수" 비판 =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가 권력형 범죄를 저지르고서도 형기를 마치지 않은 대통령의 핵심 측근을 특별사면한 것은 국민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며 "강력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면권이 대통령 고유권한이라고 하지만 국민의 뜻을 배반하는 사면권 행사는 자제돼야 하는 것이 온당한 데도 이명박 대통령이 역풍만을 초래할 무리수를 뒀다"고 비판했다.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사면권이 관행처럼 내려온 것은 지난 정권의 잘못된 유산"이라면서 사면권 제한을 내용으로 하는 사면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역사의 심판 받을 것" = 민주통합당 정성호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마지막까지 오만과 독선, 불통으로 일관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철면피한 행태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사면권을 오직 자신들의 사욕과 안전을 챙기는데 쓴 이명박 대통령은 반드시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몇 마디 말로 반대했지만, 결국 수수방관하며 특별사면을 사실상 방치한 박근혜 당선자도 일말의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박 당선인을 겨냥했다.
◇ 2월 임시국회 개원 또 지연…여야, '쌍용차' 해법 이견
지난달 24일 열기로 합의했던 1월 임시국회가 쌍용차 국정조사에 대한 이견으로 무산된 가운데, 2월 임시국회 개원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에 따르면 2월 1일 까지 국회를 열기 위해서는 29일인 오늘까지 임시국회 소집요구서가 제출되어야 하지만,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쌍용차 해법을 두고 아직 합의를 이루지 못해 임시국회 소집요구서가 제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의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29일 브리핑을 통해 "국회법이 명시한 대로 2월 국회 개원을 위해서는 금일 중으로 여야가 국회소집 요구서를 제출해야하는데도 민주당이 쌍용차 해결 조건을 내세워 개원 논의를 미루고 있는 상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1월 임시국회 열리지 못한 점을 몹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2월 임시국회 개원마저 민주통합당과 합의가 지연되어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각종 민생법안 처리 등 해야 할 일이 적지 않다.
민주통합당도 1월 임시국회 무산에 이어 2월 임시국회마저 개원이 늦어지게 되면 새 정부 출범에 국정발목잡기로 비쳐질 수 있어 협조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문제는 쌍용차 해법이다.
민주통합당은 쌍용차 해법에 대해 새누리당에 '2(여야)+3(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새누리당은 '2+3 협의체'의 노(勞)측에 정리해고자로 구성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현재 기업노조가 함께 참여하도록 하자고 수정안을 제시, 좀처럼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내일(30일)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쌍용차 사태 해법과 2월 임시국회에 대한 입장을 정하기로 했다. 2월 임시국회가 여야 합의를 통해 조속히 개원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