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계속된 한파와 폭설로 겨울채소가 잘 자라지 않아 공급 부족이 우려돼, 설 명절을 앞두고 서민들의 장바구니에 큰 부담을 안겨줄 전망이다.
정부는 겨울채소의 단기적인 공급 부족 및 설 성수기 가격불안 가능성에 대비해 농수축산물 1일 물가조사를 실시하고, 비축 농산물을 확대 공급하는 등 '설 물가' 잡기에 나설 방침이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31일 제주도를 방문, 설 명절을 앞두고 겨울채소 작황과 수급현황을 사전 점검했다.
겨울철에도 날씨가 따뜻한 제주지역은 우리나라 겨울채소의 주산지로 전체 생산량 대비 월동무는 100%, 당근은 65% 이상을 재배하고 있다.
주 차관보는 우선 월동무와 당근 재배농가를 방문해 생육·출하 현장을 둘러보고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특히 주 차관보는 지난해 태풍피해, 올 겨울 한파·폭설 등의 피해로 당근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월동무와 당근의 생육부진으로 설 성수기 서민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농민들에게 영양제 살포·복토 등 세심한 작황관리와 단기적 수급 불균형에 대비한 월동무 출하시기 분산 등을 당부했다.
주 차관보는 농민들에게 겨울채소 공급 부족 및 설 명절 가격불안 가능성에 대비해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설 민생안정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추·무 등 16개 농축수산물은 1일 물가조사 등을 통해 특별관리하고, 설 성수품 가격안정을 위해 공급물량 확대, 직거래장터 개설, 전통시장 할인판매 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비축한 배추 800톤을 전통시장 등에 할인 공급하고, 떡쌀용 정부쌀 21만1000톤을 조기방출 하는 등 16개 농축수산물을 평상시보다 1.5배 이상 확대 공급하기로 했다.
전국 2591개소에 설 성수품 직거래 장터와 특판행사장을 개설해 시중보다 10∼30% 할인 판매하고, 30개 전통시장에 정부 비축 농수산물 622톤을 도매가격의 70∼90% 수준으로 저렴하게 공급한다.
동절기 채소가격 안정을 위해 농협 계약재배 물량인 무 4만2000톤, 당근 1000톤을 집중 공급하고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 감소를 피할 수 없는 당근 등에 대해서는 중국산 작황 및 가격 동향을 철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한편 주 차관보는 이날 겨울채소 재배지 방문 이후 제주상공회의소를 찾아 제주지역 중소기업인들의 발목을 잡는 규제 등 기업 경영과 관련된 애로사항을 수렴하는 자리도 갖았다.
주 차관보는 "손톱 및 가시는 현장에서는 너무 아프지만 그 동안 잘 못 보았던 만큼, 제거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오늘 현장방문에서 제기된 사항들은 다음달 6일 물가관계장관회의 등 향후 정부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