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31일 지난 대선 당시 선거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씨가 야당 대통령 후보를 비판하는 등의 글을 직접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국정원의 선거개입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진보 성향 누리꾼들이 모이는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 국정원 직원 김모씨가 90차례 이상 야당 대통령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국정원은 그동안 '김씨가 게시판에 직접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설명해왔고, 오히려 민주당을 고발조치하는 등 행태를 생각해보면 사실확인보도가 주는 충격은 몹시 크다"고 민주당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경찰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씨가 쓴 글이 있으나 대선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확인했던 점도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동안 국정원과 경찰이 밝혀온 김씨의 활동이 모두 거짓이라면 이 문제는 몹시 중대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며 국정원과 경찰, 모두에게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박대변인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국정원 직원 김모씨는, 국가존망의 대선에서 불법개입을 통해 민심호도행위를 한 것이고 국정원은 이를 조직적으로 지시했거나 불법사실을 알면서 이를 방조, 비호해 온 것"이라며 사건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이는 국정원이 법으로 금지한 국내정치 개입이자 중요국가기관과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불법선거운동을 자행한 범죄행위"라며 "매우 중대한 범죄행위이고 엄중한 국기문란사건으로 어디까지 그 책임을 물어야 할지 살이 떨릴 지경"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확인된 아이디만 가지고 해당 사이트 검색창에서 검색만 해봐도 확인할 수 있는 이 간단한 작업을 수행하지 않고 대선과 관련한 활동을 한 바 없다고 거짓말을 한 경찰의 사건 축소와 범죄행위 비호에 대해서도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관련보도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국정원의 불법정치공작 의혹에 대해 덮어놓고 비호에 나섰던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선인도 그 책임을 피해갈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원실 원대수석부대표는 "댓글을 단 직원의 업무시간을 확인한 결과 국경일과 휴일에 작성된 댓글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국가정보원의 심리전단 70여명의 업무내용이 무엇인지 밝혀져야 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