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는 9일 조세징수권자로서 지자체가 체납자의 금융거래 정보를 일괄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금융실명제법상 위법이 아니라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재경부는 이어 "정보조회의 남용방지를 위해 금융기관의 해당 특정점포가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할 때는 반드시 그 점포가 보유한 정보만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금융기관이 이같은 요구에 응하지 않아도 금융실명제법상 처벌할 규정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융기관들은 "지자체의 정보제공에 대해 금융기관이 알아서 대응하라는 식"이라며 "이는 책임회피용 유권해석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번 재경부의 해석은 시세 체납자의 금융거래 정보를 자치단체에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보고 체납자에 대한 압류활동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경부의 유권해석으로 시세 체납자의 숨은 계좌를 손쉽게 찾아내 압류할 수 있게 됐다"며 "현재 압류실적이 5%에 머물고 있으나 오는 8월까지 재산압류는 물론 출국금지 요청과 고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상습적인 체납관행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이에앞서 서울시는 지난 4월 4천423개 금융기관 점포에 100만원 이상 시세 체납자 12만7천717명의 금융재산 조회를 요구했으나 일부 은행들이 금융실명제법 위반이라며 정보제공을 거부하자 은행연합회가 재경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었다.
한편 서울시는 6월말 현재 금융기관에서 넘겨받은 16만여건의 정보를 근거로 7천81명의 예금, 증권, 보험등 금융재산 8만9천859건, 565억원을 압류하는 실적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