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복수직 4급 및 5급 국세공무원들이 대거 자리이동을 했다. 5일 단행한 국세청 복수직 4급 및 5급 정기 전보인사를 통해 전체 국세청 복수직 4급 및 5급 정원의 48%인 577명(전산 사무관 포함)이 자리를 바꿔 앉았다.
이번 전보인사의 주된 '포인트'는 국세청이 당면한 최대 과제인 '세수확보'를 위한 총력체제 구축으로 요약된다. 가장 왕성한 업무를 수행하는 중간 허리층을 요소 요소에 효과적으로 배치, 세수확보 역량 극대화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세무조사와 체납징수 분야 인력을 확충한 부분이다.
당초 국세청은 복수직 4급 및 5급 전보인사와 6급 이하 직원 전보인사를 통해 500명의 인력을 세무조사 및 체납징수 분야에 투입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었다.
1차적으로 복수직 4급 및 5급 전보인사를 통해 기획업무를 담당하는 본청에 3명(징세 1명, 소비 1명, 역외탈세 1명)의 실무진을 보강했고, 지방국세청 조사국에 27명, 숨긴재산 무한추적팀에 3명 등 총 30명을 새롭게 배치했다.
국세청의 인력 재배치 작업은 오는 20일을 전후해 단행되는 6급 이하 직원 전보인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 관전 포인트 1. 서울·중부 '인사계장' 교체 = 전체적인 전보인사 명단 곳곳에 숨은 관전 포인트들이 배치되어 있는 모습. 특히 서울과 중부국세청 사무관급 요직(要職)인 '인사계장'이 모두 교체된 점이 눈에 띈다.
권용수 서울국세청 인사계장은 서울국세청 조사3국2과로 전보됐고, 후임에 홍성범 사무관이 임명됐다. 김태술 중부국세청 인사계장도 중부국세청 조사4국1과로 자리를 옮겼다. 후임에는 장세헌 사무관이 임명됐다.
조직원수 규모 1, 2위를 점유하고 있는 서울국세청과 중부국세청 인사계장이 모두 교체된 것은 조직원들에게 전달되는 상징성이 크다. 이들을 교체한 이유는 일각에서 제기된 서울·중부국세청 인사라인의 특정 지역편중(대구경북)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전언.
이에 따라 새로 임명된 인사계장들은 타 지역 출신들이 배치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새로 임명된 2명의 인사계장 모두 '비주류(?)'로 꼽히는 강원 출신이라는 점이다.
□ 관전 포인트 2. 국간 이동 허용, 여성사무관 전진배치 = 이번 인사에서 국세청이 기존에 지켜오던 노선에서 이탈한 흔적도 엿보인다. 그 동안 허용되지 않았던 국간 이동, 국내 과간 이동이 허용된 것이다.
국간 이동 및 국내 과간 이동 케이스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기존의 장벽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국세청 관계자는 "각 국·실장이 효율적인 업무추진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 국에 배치된 직원들에 대한 인사권을 확보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능력 있는 여성사무관들이 주요보직에 배치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본청의 경우 남아주 사무관과 오주희 사무관이 각각 정책조정담당관실, 역외탈세담당관실 등 핵심 업무를 추진하는 부서에 배치됐다.
서울국세청의 경우에도 김정희 사무관, 송윤정 사무관, 변춘수 사무관, 권윤선 사무관 등이 각각 세원분석국, 조사1국, 조사3국, 국제거래조사국 등 뚜렷한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부서에 배치됐다.
□ 관전 포인트 3. 청와대 파견자들 '원대복귀' = 이번 인사를 통해 청와대 파견근무를 나갔던 인물들도 원대복귀했다. 지난 2011년 말 청와대 민정비서관실로 파견됐던 지성 서기관(복수직)이 서울국세청 국제거래조사1과로 복귀했다.
아울러 6급 신분으로 청와대에 파견, 사무관으로 승진한 손덕진 사무관도 영등포세무서 납세자보호담당관 직함으로 친정에 돌아왔다. 이번 인사에서 반영되지 않았지만 이들 외에도 4∼5명의 청와대 파견자들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국세청에 복귀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 청와대 파견자들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새 정부의 청와대 조직개편 및 인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청와대와 협의해 새로운 파견자들을 선발해 보낸다는 방침이다.
□ 관전 포인트 4. 잠실·포천 세무서 개청 준비 '착착' = 이번 인사를 통해 오는 4월경 개청 예정인 잠실과 포천세무서에 배치될 사무관급(세무서 과장)들의 윤곽도 드러났다. 아직 직제개편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 인근 세무서 소속으로 인사발령을 냈다.
송파세무서와 갈라지는 잠실세무서에는 경춘순·이민우·이병길·최광렬·윤재갑·박건우 사무관이 배치될 예정이며 의정부세무서와 갈라지는 포천세무서에는 엄재민·문덕배·김기웅·박충열·지승남·배춘원 사무관이 배치될 예정이다.
□ 관전 포인트 5. '보직' 없는 16명, 이들은? = 이번 인사를 통해 서울국세청 소속 8명, 중부국세청 소속 4명 등 총 16명의 사무관들이 보직을 부여받지 못했다.
이들은 오는 2월 중순 '명예퇴직'을 앞둔 이들이라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명예퇴직 예정자에게 보직을 줄 수 없다는 측면에서 현 소속 관서에 사실상 대기발령을 내린 셈이다.
한편 국세청은 기획재정부 세제실 및 조세심판원과 각각 5명씩 인사교류를 단행했으며 금융정보분석원(2명), 국토해양부(1명), 서울행정법원(1명), 대전고등법원(1명), 광주고등법원(1명), 대구고등법원(1명), 부산고등법원(1명) 등에 사무관급 인력을 파견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