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 오피스텔 건물을 갖고 있는 A씨는 얼마 전 국세청에서 발표한 '오피스텔·상업용 건물 기준시가'를 보고 다소 놀랐다. 지난해 재산세를 납부했을 당시와 비교해 건물 기준시가를 산정하는 방법이 꽤나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발표한 건물 기준시가 산정방법에 따르면 오피스텔 건물의 용도지수가 근린생활시설로 분류하면 90, 업무시설로 분류하면 100으로 설정돼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발표했던 부동산시가표준액에는 오피스텔 용도지수가 125로 상당히 높았다.
A씨는 정부에서 건물에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기준시가를 일방적으로 계산하고 있는데, 국세청과 지방자치단체가 서로 다른 기준시가를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똑같은 오피스텔 건물에 대해 국세청과 서울시가 각각 계산한 기준시가가 크게 다르다는 점에 의문을 가진 A씨는 결국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지 서울시에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 지방세 건물 시가표준액, "지역실정에 맞게 지자체가 결정" = 서울시는 A씨의 질의에 대해 "행정안전부에서는 지방세 건물 시가표준액을 지방자치단체에서 결정·고시하고 있는 현행 운영형태가 타당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지방세 건물 시가표준액의 경우 시가변동과 지역실정에 맞는 합리적인 제도운영을 고려할 때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 결정·고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009년 행안부는 "지방세 건물 시가표준액 조정기준은 부동산 시가, 납세자의 세부담 변동, 자치단체 재정 등을 고려해 지방자치단체가 수립하는 것으로서 국세의 건물 기준시가와 같은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국세청은 매년 연말에 '오피스텔·상업용 건물 기준시가'를 계산해 정기적으로 고시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에 소재하고 동·호별로 별도 구분해 소유권 이전등기가 가능한 오피스텔과 연면적 3000㎡ 이상 또는 100호 이상의 상업용 건물이 대상이다.
다만 국세청이 고시하는 건물 기준시가는 양도·상속·증여세 등 국세를 과세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매년 연말에 발표하는 오피스텔·상업용 건물 기준시가는 양도세, 상속세, 증여세 과세에만 활용한다"며 "취득세, 재산세 등 건물에 부과되는 지방세는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발표하는 시가표준액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물에 세금을 부과할 때 적용하는 기준시가가 국세청에서 고시하는 금액(기준시가)과 지자체에서 발표하는 금액(시가표준액)이 서로 달라 납세자들만 혼란을 겪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입장에서는 거둬들이는 국세와 지방세가 각각 달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납세자들에게는 국세든 지방세든 어차피 정부에 내야하는 세금이긴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이와 같은 이유로 납세자들의 불만이 제기되자 국세와 지방세의 건물 기준시가 고시를 단일화해 달라고 행안부에 건의한 바 있지만, 행안부는 여전히 지자체에서 지방세 건물 시가표준액을 결정하는 현행 제도가 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오고 있다.
[참고 질의회신 : 서울특별시 세제과(원클릭12103000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