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인터넷 세대들이 기념일을 정해 선물을 주고 받는데 착안하여 마케팅을 펼치는 데이 마케팅이 유행하고 있다.
발렌타인 데이부터 커플 데이(2월 22일), 화이트 데이(3월 14일), 삼결삽 데이(3월 3일), 로즈 데이(5월 14일), 빼빼로 데이(11월 11일)까지 다양하다.
화이트 데이를 맞아 제과업체의 마케팅이 한창인데 삼성화재 직원들은 이를 상술인 줄 알면서도 세상을 덜 삭막하게 하는 괜찮은 이벤트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발표된 삼성화재 임직원 800명에 대한 화이트 데이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직장인들은 장삿속인줄 알면서도 절반 이상이 화이트 데이를 기다리거나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부담스럽다는 답변은 26%에 그쳤다.
준비하고 있는 선물은 1위가 악세서리, 2위는 식사와 사탕, 3위는 현금 또는 상품권, 4위 화장품, 5위 꽃다발 순이며, 마음만 주고 받겠다는 의견도 6% 48명이나 됐다. 선물의 적정 비용은 5~10만원(31%)이 1위, 2~5만원(28%)이 2위, 10만원 이상(17%)이 3위를 차지했다.
단 한 명에게 사탕을 줘야 한다면 누구에게 줄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녀 또는 그(55%)를 제외하고 ‘친한 동기들만큼은 꼭 챙겨주겠다’란 응답이 21%를 차지했다. 직장인이라면, 상사를 먼저 챙길 거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거래처(8%)가 상사(6%)와 부하직원(6%) 등을 제쳤다. 부장님한테 줄 바엔 내가 먹겠다는 배짱 좋은 직원들도 32명이나 됐다.
직장 동료들에게 돌리는 사탕은 일명 의리사탕이라고 알려졌다. 이 경우, 대체로 ‘주면 좋고, 아님 말고’(42%)란 생각이 지배적이지만, 받은 사람한테는 줘야 한다(25%)는 사람도 많다. 그런가 하면 ‘안 주고 안 받기 운동을 실시해야 한다’(12%)는 강경한 입장과 ‘회사에서는 일만해야 한다(1%)’란 매정한 의견도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그렇다면, 화이트데이에 막상 사탕을 못 받으면 어떨까? 여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섭섭하지만 쿨한 척한다’가 31%로 1위를 차지했다.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내가 사탕을 못 받을 리 없다’는 심중을 표현한 여성이 29%, ‘사탕을 달라고 조른다. 못 받는 것 보다는 낫다’란 응답이 6%, ‘기분이 몹시 나쁘다’란 대답이 4%를 차지했다.
한편 동료들에게 사탕을 건네는 속내는 ‘원만한 관계를 위해(52%)’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그 외 ‘상사에게 잘 보이기(2%)’, ‘이 기회에 슬쩍 업무 부탁하기(2%)’, ‘지난 발렌타인데이에 나를 무시한 복수(2%)’ 등의 웃지 못할 대답도 있었다.
일본에서 시작된 어쭙잖은 풍습이 그래도 용기 없는 자들의 고백에도 이용되고 직장에서 서먹한 사이의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