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경제가 생산·소비·투자 등 주요 실물지표의 부진이 계속되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2013년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만에 2.3%로 0.7%나 하향 조정했지만, 현재와 같은 경제상황이 계속될 경우 2%대 초반의 성장률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 차원에서 추경예산 편성 등 재정지출 확대로 경기회복을 이끌어 하반기에는 3%대 이상의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지만, 대내외적 불안요인이 여전해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9일 '2013년 4월 최근 경제동향'을 발표하고, 최근 우리경제의 실물지표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1∼2월 전체를 볼 때 생산, 소비, 투자,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가 모두 살아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2월중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 등이 감소하며 전월 대비 0.8%, 전년 동월 대비 9.3%나 감소했다. 1∼2월 평균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1% 증가하는데 그치는 등 부진이 계속됐다.
2월중 서비스업 생산은 부동산임대 등이 증가하며 1월에 비해 1.7% 늘었지만, 1∼2월 평균은 지난해와 비교해 0.1%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못한 국민들의 지갑도 꽁꽁 닫혔다. 2월중 소매판매는 내구재와 준내구재 판매가 증가했지만, 비내구재 판매가 감소하며 전월 대비 0.1% 줄었다. 1∼2월 평균도 전기 대비 1.6% 감소했다.
올해 들어 1∼2월 평균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감소했다.
3월중 국내 금융시장은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 키프로스·이탈리아 등 유로존 불환실성 확산, 외국인 순매도 등으로 주가는 1.1%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28.1원 가량 상승했다.
지난달 주택시장도 아파트 매개가격 하락폭은 2월에 비해 0.1%p 축소됐지만, 전세가격 상승폭은 0.3%에서 0.5%로 확대됐다.
고용시장에도 찬바람이 계속됐다. 2월 기준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해 기준 32만2000명에서 20만1000명으로 12만명 이상 감소했고, 고용률도 57.2%로 0.3%p 하락했다.
다만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상여건 개선으로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정부의 보육료 지원 확대 등으로 개인서비스 가격이 떨어지며 1.3%에 머무르는 등 5개월 연속 1%대의 안정세를 유지했다.
3월중 수출도 휴대폰·반도체 등 IT 품목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전년 동월 대비 0.4% 늘어난 475억달러를 기록했고, 경상흑자도 33억6000억달러로 14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정부는 미국의 재정불안, 유럽경제의 회복지연, 북한 관련 리스크 등 대내외 불안요인이 상존한 가운데, 소비·투자 등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거시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겠다"며 "생활물가 안정, 일자리 창출 등 서민생활 안정에 주력하면서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정책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