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인재의 다소 이른 퇴장에 국세청 사람들은 많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기관장도 아닌데 퇴임식을 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변변한 퇴임식도 없이 10일 홀연히 국세청사를 떠난 박윤준 국세청 차장(사진).
평소 허례허식을 싫어하고 솔직담백함을 트레이드마크로 삼아온 그인 만큼, 떠나는 뒷모습 또한 그답게 조용하고 담백했다. 그렇게 떠난 그의 뒷모습에 국세청 직원들은 퇴임식을 대신해 큰 박수갈채를 보냈다.
박 차장은 일반적인 국세청 간부들과는 다소 다른 인상을 풍긴 인물로 꼽힌다. 소박한 성격에 '비밀'을 너무 많이 만들지 않으려는 성격으로 딱딱함보다는 주변인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 인물이다.
남들 다 치는(?) 골프도 멀리하고 국선도와 등산, 뛰기 등 몸으로 때우는 운동을 즐긴 인물.
행정고시 27회 출신인 박 차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세청내 최고의 국제조세 전문가로 꼽힌다. 일찌감치 국제조세 분야 인재로 낙점, OECD대표부 파견, 미국 뉴욕총영사관 주재관 파견 등 착실하게 코스를 밟아왔다.
수 년 동안 해외에서 경륜을 쌓으며 시간을 보낸 바람에 모든 국세공무원들의 꿈이기도 한 일선 세무서장을 한 차례도 역임하지 못했다.
2009년 2월 국세청 국제조세파트 총괄 콘트롤 타워인 국제조세관리관으로 임명된 이후에도 굵직한 현안 등에 치여 기회를 잡지 못하고 3년 이상을 한 자리에 머물렀다. 지난해 7월 국세청 차장으로 임명되면서 '기관장'으로 일해 볼 기회마저 갖지 못했다.
이에 국세청 사람들은 다른 이들과 사뭇 달리, 어려운 길로만 다닌 그의 퇴임에 더욱 아쉬운 마음을 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온화하고 책임감 강한 성품에 푸근한 리더십을 발휘, 많은 후배 국세공무원들이 그를 따른다.
퇴임 후 그 동안 바쁜 직장생활로 제대로 챙겨보지 못한 가족들과 시간을 가진 뒤 제2의 인생 길을 모색하겠다는 전언이다.
1961년 서울 태생으로 우신고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약력]
▲1961년 ▲서울 ▲우신고-서울대 경영학과 ▲행정고시 27회
▲프랑스 파리 OECD파견(과장급), 국세청 국제조세국, 중부지방국세청 법인납세과장,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4과장, 국세청 국제세원관리담당관, 국세청장 비서관, 국세청 국제협력담당관, 청와대 파견, 뉴욕 총영사관 주재관,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 국세청 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