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공헌포럼, '국민대통합과 복지' 주제 춘계세미나
사회경제적 양극화 추세에서 사회통합을 이루려면 현실적으로 영향력이 크거나 기득권을 갖고 있는 집단들이 새로운 미래 건설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협약 또는 사회협의(Social Consultation) 과정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베이징대 초빙교수)는 17일 오전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바른사회공헌포럼'(공동대표 김성호 전 보건복지부장관 등) 주최 '국민대통합과 복지' 주제 춘계세미나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한 교수는 '사회통합이 요구하는 새로운 국가운영의 모델' 주제 발제를 통해 "사회통합의 역할을 정부가 해야 하는 일로 무조건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전통적 접근만으로는 사회통합을 제대로 성취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 형성된 정치와 행정, 경영, 노동, 언론 등의 기본 틀과 관행을 그대로 둔 채 정부가 앞장서서 양극화의 문제를 홀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상당히 비현실적"이라며 "정부를 넘어서는 상위의 체제운영 모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이와 관련, 정부가 추진하는 사회통합 행위의 목적이나 가치가 무엇인지 한층 분명히 규정하고 실현 정도에 대한 측정과 평가를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김성호 바른사회공헌포럼 공동대표는 이날 세미나 개최배경 발제를 통해 "우리 사회의 양극화 심화로 저소득층과 비정규직이 증가하고 있고 중산층이 점차 엷어지면서 빈곤의 고착 및 세습화가 촉진되고 있는 등 빈부격차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런 계층간 갈등은 가정형편에 따른 교육의 불평등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대통합이 균형있고 안정적인 사회발전의 전제조건이지만, 대통합은 이루는 것이 아니라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정치·경제적 정의를 포함한 사회정의와 복지증진이 있는 곳에 국민대통합이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김 공동대표는 "최근 우리 사회 일각에서 크게 논의되는 국민대통합이 정치적으로 지역적·이념적 갈등해소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지만 거기에서 더 나아가 사회양극화와 계층간 갈등해소에 역점을 둘 때 진정한 통합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노연홍 가천대 부총장(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은 "무조건 복지지출을 늘린다고 해서 사회통합이 달성된다고 볼 수 없다"고 전제하고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지출을 균형 있게 활용하고 ▲공공 부문에서는 사회복지 정책의 사각지대 해소와 생산성을 높여야 하며 ▲복지지출에도 우선 순위를 둘 필요가 있으며 ▲기업복지의 노동시장 지위간 형평성 제고와 세대 갈등을 극복하는 사회정책이 필요하며 ▲모든 분야에서 투입보다 효과지향적인 노력이 긴요하다고 제시했다.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사회적 불평등을 근원적으로 줄이고 공존을 가져오는 발전 모델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재벌개혁 뿐만 아니라 교육기회의 평등, 노동시장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내부거래 규제를 포함한 상품시장의 공정거래 등이 경제민주화의 첫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정부가 보건, 복지, 교육, 공공행정 등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하며, 우리사회에 만연한 다단계 하도급 구조의 개혁과 소비적인 복지보다는 생산적인 복지 체제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물론, 이를 위해 단계적인 증세를 위한 사회적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봉주 서울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지금 세대에서의 양극화" 문제와 함께 '다음 세대의 양극화'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할 때"라며 "박근혜 정부가 사회통합과 장기적인 관점의 지속가능한 복지를 위해 아동복지의 확대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천명하고 실천에 옮기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