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최대주주 서정진 회장이 공매도 세력을 이유로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후 금융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16일 서 회장은 불법 공매도 세력 때문에 셀트리온 주가가 하락했다고 판단,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셀트리온은 연초 이후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이 6.29%로 코스닥시장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다.
하지만 업계는 유가증권시장까지 합치면 셀트리온보다 공매도 규모가 큰 회사는 50개가 넘어 셀트리온에만 공매도 세력이 몰린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 정말 공매도 때문인가?…'의혹'=금융업계는 서 회장이 공매도 세력 때문에 셀트리온 주가가 하락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셀트리온에 대해 시장에서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 공매도가 영향을 아주 안 미쳤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확실히 공매도 때문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역시 셀트리온 공매도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셀트리온 공매도에 대해 문제가 있는지 검토한 적이 있는데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코스닥시장 내에서는 공매도 1위지만 유가증권시장까지 합치면 이 회사보다 공매도 규모가 큰 회사는 50개가 넘는다"며 "셀트리온에만 공매도 세력이 몰린다거나 가격을 조작하는 배후세력이 존재한다고 말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도 서 회장의 공매도 발언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서 회장이 공매도 세력의 배만 불려줬다는 의혹이 있을 정도"라며 "공매도 규제는 서 회장과 일부 소액주주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팽배하다"고 언급했다.
실제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 이틀간(17~18일) 셀트리온을 공매도한 투자자들은 1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 금융당국, 공매도 문제 '검토'=금융당국은 조만간 셀트리온 공매도 문제를 다시 검토할 방침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에서 셀트리온 공매도 문제에 대해 개선할 점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또한 지속적으로 공매도가 이뤄질 경우 주가조작 작전이나 불공정거래 소지가 있을 수 있을 수 있어 공매도 공시확대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셀트리온을 주가급락 등의 이유로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한다고 공시했다.
투자주의 종목 조건은 ▲종가가 직전가격 대비 5% 이상 상승(하락) ▲종가 거래량이 당일 전체 거래량(정규시장 기준)의 5% 이상 ▲당일 전체 거래량이 3만주 이상 등이다.
그 외 거래소는 공매도 개별종목 규제 등은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셀트리온 문제로 내부 회의를 한 결과, 거래소는 공매도 개별종목 규제 등을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며 "공매도를 금지할 경우 펀드 편입 등 오히려 기업 거래 활성화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