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반발엔 '반박'했지만 안행부 '반대'하자…'통과' 불투명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칠 경우 주중 하루를 쉬게 하는 대체휴일제가 정부의 반대로 국회 통과가 불투명할 전망이다.
대체휴일제는 지난 대선 당시 여야가 내세운 공통공약인데다 박근혜 정부가 14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내세워 입법에 가속이 붙어 4월 임시국회 통과에 기대를 모았다. 특히, 재계의 반발에도 새누리당은 반박하며 대체휴일제 도입을 적극 옹호했다.
하지만, 23일 대체휴일제 주무 부처인 안전행정부가 조기 실시를 반대하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자, 새누리당의 분위기가 '반대'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더욱이 대체휴일제 법안을 여당인 새누리당이 입안했다는 점에서 대체휴일제 도입이 좌초될 경우, 정부 '눈치'를 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안전행정위 새누리당 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행부가 반대하는 게 맞다. 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부 측과 충분한 협의를 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해왔다"고 전해 대체휴일제에 대한 '찬성'기류에 변화가 있음을 내비쳤다.
'대체휴일제 도입이 정부의 반대로 뒤집히는 거 아니냐'는 지적에 황 의원은 "그런 예단은 좋지 않다"고 선을 그었지만, "반대하는 의원들이 상당부분 있다. 안행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반대쪽이 많은 거 같다"고 말했다.
앞서 황 의원은 전날(22일) MBC 라디오에 나와 경제적 손실을 주장하며 반발하는 재계를 향해 "일방적 주장"이라며 "재계 입장에서 굉장히 경직적이고 부정적인 측면만 고려해서 내놓은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대체휴일제 도입에 대해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통해 국내 여행일수가 늘어나는 등 새로운 생산유발 효과와 내수 진작 효과 등을 봤을 때 서로 감가되는 측면이 있다"며 "때문에 상당부분 가치의 논쟁과 또 어떤 것이 정확한 팩트인가에 대한 논쟁이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대체휴일제 법안(공휴일에 관한 법률안 개정안)을 발의한 윤상현 의원도 교통방송 라디오에 나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근로자의 재충전시간을 주자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휴일규정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으로 대통령령으로 돼 있다"며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 같은 곳은 법으로 돼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은 23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18대 때도 대체휴일제 때문에 공청회도 하고 여러 의견을 종합한 결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결론을 내렸었다"며 안행부의 의견과 뜻을 같이했다.
여당 내의 이견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선 공통공약이고 박근혜정부 국정과제이어서 4월 국회에서 통과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재 정부가 경제 위기나 여러 어려운 점이 있다 보니까 조기 시행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대체휴일제 도입을 완전히 반대하는 게 아니라 대통령령을 주장하는 것 같은데 좀 더 논의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